(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벌써부터 공연계에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고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명품' 대작이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특히 해외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명품 합동공연이 이어지는가 하면 클래식과 모던발레가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무대가 가을 밤의 정취를 한껏 높일 예정이다.
◆제임스전-안상수의 모던발레 프로젝트
오는 27~28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서울발레시어터 모던프로젝트2010 JOY'는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등 클래식과 모던발레를 함께 선보인다.
특히 서울발레시어터의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은 지난해 재독 안무가 허용순을 초빙한데 이어, 올해는 예술적 예민함과 완벽주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안무가 안상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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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제임스 전(사진 왼쪽)과 안상수. |
또 제임스 전과 안상수는 모두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줄리어드 무용원 출신이다. 전 감독이 안성수의 학교 선배다.
안성수는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 3번 '에로이카(Eroica)' 신작을 공개한다.
그는 '베토벤의 음악은 동작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현란하면서도 세련된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관람객들은 악보 위의 음표를 밟듯 경쾌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명곡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제임스 전은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서정적인 몸짓을 선사한다.
제임스 전의 '세레나데'는 보통의 가벼운 세레나데와는 달리 무게감을 가미했다. 다양한 선율의 변화에 맞춘 안무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표현했다. 무용수들은 마치 인생의 희로애락을 여행하는 '춤추는 갈매기'와도 같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남녀 무용수들의 군무가 주를 이뤄 관람객들은 완벽한 통일감을 맛 볼 수 있다.
서울발레시어터 관계자는 "안무가 안성수와 제임스 전이 만나는 만큼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 국내·해외 거장들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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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몬다는 국립발레단 무용수 2쌍(김주원·김현웅, 김지영·이동훈)과 볼쇼이발레단 무용수 2쌍(마리아 알라쉬·알렉산더 볼치코프, 안나 니쿨리나·아르템 아브차렌코)을 캐스팅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의 최초 합동공연이다.
또 김주원·김현웅, 김지영·이동훈이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 7~8일 직접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는다. 이들은 볼쇼이발레단 초정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을 맡았다. 발레 강국인 러시아의 심장부 볼쇼이 극장에서 한국 발레단의 위상을 보여줄 예정.
'라이몬다'는 13세기 중세 십자군 시대의 헝가리 왕국을 배경으로 한 클래식발레로 웅장함과 화려함으로 손꼽히는 대작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이몬다는 '백조의 호수', '스파르타쿠스', '호두까기인형','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유리그리가로비치의 5대 발레를 완성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라이몬다' 전막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더욱 눈길을 끈다. '라이몬다'는 주로 갈라 공연이나 '해설이 있는 발레'에서 주요 파트만 소개되곤 했다.
'라이몬다'는 클래식 발레의 거장으로 평가 받고 있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마지막 작품이다. 프티파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와 공동 작업을 통해 자신의 발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죽음 이후 진정한 음악 파트너를 찾지 못하다가 신예 작곡가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를 만나 '라이몬다'를 안무했다.
라이몬다의 음악은 관현악의 화려한 색감과 낭만적 선율미를 자랑한다. 또 아랍과 스페인의 민속춤, 헝가리풍의 경쾌한 캐릭터 댄스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예정이다. 순수하고 귀여운 소녀인 라이몬다가 2막 결혼식에서 우아하고 요염한 여인으로 변모한 모습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티켓은 VVIP 12만원, VIP 10만원, R 7만원, S 5만원, A 3만원, B 1만원, C 5000원이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발레단(02-587-6181)으로 문의하면 된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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