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
확정시행될 경우 동 규제안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바젤규제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고 바젤III가 도입될 경우 국내 금융기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논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새로운 바젤III안은 글로벌 금융위기발생과정에서 드러난 은행시스템의 문제점을 규제적 차원에서 해결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바젤III안의 주요 내용은 자본금, 유동성, 그리고 레버리지 규제에 관한 것이다. 이 중에서 자본금규제는 현재 자본금비율 바젤규제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유동성 및 레버리지에 관한 규제가 새로이 마련되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하다 할 것이다.
자본금의 규모를 확대함과 동시에 자본금의 질적 강화를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새로운 자본금비율규제안을 마련했다.
기존 자본금비율제도는 (위험가중화된) 총자산규모 대비 최소 8% 이상의 자본금을 적립하기로 돼 있지만 이번 안에서는 최소 자본비율이 10%~12% 상향조정될 예정이다.
또한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구성된 기존 자본금의 구성을 핵심기본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그리고 자본금(=핵심+기본+보완)에 관한 최소비율을 각각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까지는 핵심기본자본(core tier 1)의 정의에 관해 회원은행들이 동의한 상태이며 자본구성별 최소비율결정은 이번 11월까지 마련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자본금규제제도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로부터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한 자본금을 사전에 확보하자는데 취지하에서 도입됐다.
또한 유동성규제제도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를 테면 유동성위기)이 발생할 경우 은행이 30일간 버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유동성자산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은행들이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를 테면 국채, 현금 등)이 부족해 단기채무를 변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향후 이와 같은 유동성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고 유동성자산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과다한 차입이 초래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레버리지비율에 대한 상한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예상치 못한 충격의 완화장치로서 충분한 자본금을 축적하고, 갑작스러운 현금유출에 대비한 충분한 고 유동성자산을 확보하고, 그리고 과다한 차율비율을 억제하는 대차대조표를 구축함으로써 은행은 충격으로부터 복원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바젤III가 도입될 경우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자본금규제강화에 따라 추가적으로 확보해야만 하는 자본금적립에 따른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핵심기본자본비율이 총자산대비 적게는 6%, 많게는 12%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안이 제기되고 있다.
이 중에서 은행에게 가장 불리한 12%비율기준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은행들은 수익창출과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대략 보통주개념의 (보유)자본금의 20%~30%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됨).
다만 국내 은행들이 유동성비율을 충족시키는 것이 자본금비율을 만족시키는 것 보다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 12월말 현재 기준으로는 국내 은행들은 최소 유동성비율의 70%내외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100%의 유동성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비상시에 30일 동안 누적 순 현금유출규모의 30%이상의 고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거나 단기예금비중을 줄여야만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금 또는 국채 등 고 유동성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출규모를 줄여야한다. 또는 CD 등 시장성도매자금을 줄이거나 기업 등 예금보호대상이 되지 않는 비 부보예금을 줄이고 대신 핵심예금을 늘려야 한다.
지금까지 바젤III도입이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마지막으로 바젤III도입에 따른 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은행들의 영업행위가 전통적인 예대업무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자금조달측면에서 살펴보면 부보예금비중을 높이고 동시에 시장성 자금조달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측면에서 살펴보면 국채 내지 현금성 자산비중이 늘어나고 시장위험이 높은 유가증권투자 및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은행들의 자산규모가 이전보다는 축소되거나 그 증가속도가 둔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성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은행들은 새로운 규제환경에 맞는 새로운 사업모형 및 자산운용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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