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일본 화장품 업계에 가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일본 최대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자생당·資生堂 )의 최고급 브랜드인 '끌레드뽀 보떼'가 불황 속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0g 용량의 크림 가격은 무려 12만6000엔, 1g이 4만4000원에 달하는 초고가 프리미엄 화장품이다.
가네보와 폴라도 최고급 화장품 라인을 강화하고 나섰다. 가네보가 11월 출시하는 화장품 가격은 화장수 2만1000엔, 크림은 40g 12만6000엔으로 시세이도와 비슷하다.
폴라의 최고급 시리즈는 9월 시판에 들어간다. 폴라는 지난해 출시한 3만3600엔짜리 크림이 2개월 만에 10만개나 팔린 것을 계기로 고급 라인 강화 전략을 정비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가 초고가 프리미엄 화장품에만 공을 들이는 것은 아니다. 가네보와 시세이도는 각각 9월 1000엔 미만의 신규 초저가 기초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한다.
장기 불황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화장품 시장 침체로 백화점용 화장품 판매가 축소된 반면 저가화장품 시장은 증가세를 보여왔다. 초저가 화장품은 바로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전략 상품인 것.
그렇다면 초고가 화장품은 어떤 사람들이 쓰는 걸까? 일본 황실에도 납품된다는 끌레드뽀 보떼를 출시 이후 줄곧 애용하고 있다는 한 소비자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피부관리샵에 가기보다 매일 피부관리에 공을 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전문회사 '트렌더즈'의 구로가와 료코 이사는 "화장품 뿐만이 아니라 어중간한 가격의 상품이라면 갖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최고급 화장품 수요를 이끄는 것은 부유층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화장품은 여성에게 있어 '자신을 칭찬하며 주는 상'의 의미가 있어 평소 근검절약하는 여성이라도 자신을 위해 기꺼이 큰돈을 들여 화장품을 구입한다는 것.
잇따라 출시된 초고가 화장품과 초저가 화장품이 침체된 일본 화장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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