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1987년 발표된 '리더십로맨스(The romance of leadership)'라는 보고서는 기업인들이 받는 칭찬이나 비난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사업 성패 책임을 최고경영자(CEO)에게 일임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리더가 실적이나 직원들의 수행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15%에 불과하다. 반면 직원들은 실적의 50% 이상에 대한 책임을 리더에게 전가한다.
CEO로선 적잖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이런 영향력을 백분활용하면 조직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세계적인 경영저널 맥킨지쿼털리는 최근 기업의 보스는 직원들을 통제하되 조직의 수행능력을 북돋울 수 있는 '튜닝'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스로맨십에서는 이를 적당히 밀고 당기는 '연애의 기술'에 빗댔다.
맥킨지는 없는 자신감이라도 드러내야 실재하게 되는 법이라며 기업의 리더라면 무엇보다 직원들을 자신감 있는 태도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메이커 인텔을 설립한 앤디 그로브는 '될 때까지 허세를 부린다(fake it until you make it)'는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그는 2002년 미국 하버드대의 한 교수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스가 내비치는 자신감의 일부는 자기 훈련을 위한 것이고 일부는 속임수"라며 "자신감 있는 행동이라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망설이는 모습도 곤란하다. 우유부단한 태도로 애매모호한 표현을 일삼으며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은 형편 없는 CEO들의 공통된 특성이다. 오판이 될지언정 재빠른 결정으로 리더십을 드러낼 때 부하직원들은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맥킨지는 '예', '아니오', '모르겠습니다'라는 세 단어가 직원들에게 가장 큰 파급력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자신감만으로 모든 직원들을 설득할 수는 없다. 직원들의 수행능력을 배가시키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적절히 감안하는 튜닝 리더십도 필요하다.
맥킨지는 특히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와 같은 심리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줘야 직원들의 혁신 상상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는 콧대 높을 것만 같은 보스가 보여주는 작은 제스처도 한몫할 수 있다.
고(故) 로버트 타운센드 에이비스 전 CEO는 '조직을 일으켜 세워라(Up the organization)'라는 저서에서 "감사의 말 한마디는 가장 흔히 간과되는 최고의 보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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