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5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전에서 4-5 역전패로 4연패 수렁에 빠지며 LG에 뒤처진 6위로 추락했다. 4위 롯데와의 승차는 무려 7.5게임.
지난해 압도적인 전력으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KIA가 1년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전년도 우승팀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그리 드물지 않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82년 원년 챔프였던 OB(현 두산)는 이듬해 승률 5위로 떨어졌고, 83년 우승팀 해태(현 KIA) 역시 이듬해 5위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제도가 도입된 이후 90년 우승팀 LG와 92년 우승팀 롯데는 이듬해 각각 6위에 그쳤고, 95년 우승팀 OB는 이듬해 승률 4할에도 못 미치는 성적으로 사상 처음 디펜딩 챔피언이 꼴찌로 수직 추락하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모두 우승 직후 찾아온 후유증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승 이후 선수단이 매너리즘에 빠져 목표의식을 상실했거나, 구단이 전력보강에 소홀한데서 비롯된다.
KIA는 지난해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다. 오히려 구톰슨, 장성호, 이재주 등이 떠나며 선수층은 더 얇아졌다. 김상현, 나지완, 로페즈, 윤석민, 유동훈 등 지난해 우승 주역들은 돌아가면서 부상과 슬럼프에 빠졌다.
KIA는 지난해 우승 직후부터 사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우승 직후 조범현 감독의 친정체제로 팀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우승에 기여한 주축 코치진과 선수들의 토사구팽 논란이 일어났고, 장성호의 거취문제와 주축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도 홍역을 치르며 우승 열기가 빨리 식었다.
올 시즌 접어들어서는 로페즈의 부진과 덕아웃 기물파손 논란, 윤석민의 자해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팀 분위기가 점점 어수선해졌다. 시즌 중반까지는 그래도 선발진 호투에 힘입어 4강권 안에서 근근이 버텼지만, 김상현-윤석민 등의 부상공백이 겹치는 시기와 맞물려 16연패의 악몽에 빠졌고 결국 시즌 끝까지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로 이어졌다.
내용 면에서는 선발진 호투에도 번번이 승리를 날려먹는 불펜진의 난조와 타선의 무기력증, 코칭스태프의 잘못된 투수교체 타이밍 등은 다 잡은 승리마저도 놓치며 팀 분위기를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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