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많은 기업들이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기업 활동을 보면 서로간에 매우 유사한 전략을 추진하거나, 동일한 경영 기법을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유호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동형화’라는 프레임으로 이를 분석한다.
법규나 산업계 표준 등에 의한 동형화, 우수한 성과를 내는 기업을 따라 하고자 하는 모방적 동형화, 사람들의 가치 기준 혹은 사회적규범에 의한 규범적 동형화로 인해 서로 유사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이런 조직의 동형화는 글로벌화의 진전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지구적 현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가 보다 빈번해짐에 따라 그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기업들이 서로 유사한 활동을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기업이 모방하려고 하는 선도기업의 활동이 해당 기업에게만 최적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 패러다임이 급속히 전환되는 시기에는 이러한 최적화된 기업 활동이 독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여 시장의 동형화를 이끌었던 기업들이 세상의 변화에 휩쓸려 버리게 된다.
이에 따라 항상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할 수 없는 기업들은 영속적인 성공을 위해서 불확실성에 많이 노출된 시장의 선발자가 되기보다는 변화의 단초를 읽고 재빨리 시장의 표준을 획득해 동형화를 이끄는 ‘빠른 2인자’(Fast Second)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 유 연구원의 지적이다.
동형화의 시각에서 요구되는 기업의 성공 전략은 최초의 첫 번째 행동가나, 시장의 표준을 좇아 아류를 만들어내는 빠른 추종자도 아닌 ‘빠른 2인자’ 경영의 체질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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