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코스피가 2년만에 1800선을 돌파하는 등 선전하자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성과에 그치고 있는 중소형주에도 눈길이 쏠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현 장세가 대형주를 선호하는 외국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익모멘텀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소형주는 시가총액 100~400위 종목 중 시총 규모가 700억원~2조원 미만인 종목을 보통 일컫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외국인들은 총 2조180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1800선을 돌파한 10일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5700억원을 상회하더니 13일에는 하루만에 6800억원을 넘어서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운수장비(자동차, 조선), 철강금속, 운수창고(해운, 항공), 건설업 등의 대형주 매수를 확대해 이들 평균 업종지수가 6~12%가까이 오른 반면 중소형주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추후 오름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는 또다른 요인은 최근 투자자문사들이 중소형주를 잇달아 편입하고 있어서다.
한가람투자자문은 최근 건설화학공업, 동양기전, 세방전지 등 중소형주에 대한 지분을 5%이상으로 늘렸다. 가치투자자문도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확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우주일렉트로닉스 지분을 6%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중소형주 주가가 대형주만큼 오르기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일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점진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승종목은 슬림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수급 주체인 외국인이 투자정보나 거래비용 관점에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이 국내시장에서 큰 폭의 매수세를 보인 2003~2004년에도 점진적인 지수 상승에도 상승 종목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소형주가 상승모멘텀을 받을 경우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됐음에도 여전히 주가가 부진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재차 갖는 것도 유효해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한달간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됐으나 GKL(-4.03%), 한진중공업(-0.17%) 키움증권(-0.22%) 등은 여전히 주가가 부진했다.
유주형 연구원은 "대형주는 3분기 영업이익이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소형주는 4분기에도 레벨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상대적으로 차입금 비율이 높은 중소형주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경우도 재무건전성 신뢰도 상승으로 수급 주체세력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원곤 연구원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주식시장이 회복국면을 거쳐 확장국면에 있을 때에는 밸류에이션 지표들보다 이익 성장성과 모멘텀이 유용한 투자지표가 돼 왔다"며 "현재와 같이 지수가 저점을 점차 높여가는 점진적 상승구간에서는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운송, 자동차, 화학, 제약, 유통 등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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