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최근 국방부가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전직 주한 미국 대사들 사이에서 천안함 사태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합조단 발표와 다른 의견을 표명한 적은 있었지만, 그 동안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해 온 미국 측에서 이견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1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자체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또 언론보도를 인용, "천안함 침몰 원인이 어뢰가 아니라 기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천안함 침몰리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의 의견이 파장을 일으키자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가 정면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허바드 전 대사는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천안함 침몰은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그레그 전 대사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국제조사단의 조사를 바탕으로 한 판단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민간인으로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있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의 판단을 반박할 근거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그레그 전 대사의 견해가 개인적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지난해 8월 허바드 전 대사에게 한ㆍ미 우호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장직을 넘긴 인연이 있다.
정부 당국자는 국내ㆍ외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과 관련, "합조단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규명을 했는데도 여전히 일각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천안함 조사결과를 의심하는 쪽에서도 의혹만 제기할 뿐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논란만 증폭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5일 국방부가 발표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대해 "용납못할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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