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의 합당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유선진당이 희망연대와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19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선진당은 권선택 원내대표 주도로 희망연대와 교섭단체 구성을 포함한 연대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협상 파트너는 노철래 희망연대 원내대표다.
당초 희망연대은 지난 8월 중으로 한나라당과 합당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희망연대가 국세청으로부터 지난 18대 총선 당시 차입금 32억원에 대한 증여세 13억여원을 내라고 통보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희망연대는 ‘무조건 합당’을 선언한 뒤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등 성의를 보인 만큼 이번 세금문제만큼은 한나라당이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희망연대의 경우 올 3/4분기 정당 국고보조금으로 5억여원을 받았지만, 그간 미지급된 비용 등을 정산한 결과 현재 잔고는 2억여원에 불과한 형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도 “재정상태가 안 좋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합당하더라도 세금까지 떠안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희망연대 측에 의원 및 당직자들의 ‘개별 탈당 후 복당’을 비공식 제안했으나, 노 원내대표를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모습.
희망연대의 한 의원은 “그러잖아도 여권 내에서 ‘합당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그렇게 궁색한 모습까지 해가면서 한나라당에 들어가야 하냐”고 반문했다. 노 원내대표도 최근 소속 의원들에게 “이대로 가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선 합당 무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단 얘기다.
이런 가운데, 그간 원내교섭단체 지위에 목말라 있던 선진당이 희망연대에 다시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모습.
선진당과 희망연대의 연대는 지난해 창조한국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이 깨진 뒤부터 공공연히 거론돼왔다. 그러나 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선진당은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18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원내 ‘제3당’의 지위에 올랐지만 교섭단체 구성요건(20명)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때문에 선진당은 ‘정치적 야합’이란 비난 속에 같은 해 8월 창조한국당 의원 2명(문국현 전 대표, 이용경 의원)과 공동 교섭단체(선진과 창조의 모임)를 구성했지만, 이후 심대평 의원이 국민중심연합을 만들며 탈당하고 창조한국당의 문 전 대표마저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1년 여 만에 막을 내렸다.
이와 관련, 선진당 권 원내대표도 최근 지역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희망연대와의 접촉을 시인하는 등 이르면 추석 연휴 직후부터 양당 간 교섭단체 구성 논의가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선진당 관계자는 “‘보수’란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희망연대와 공동 교섭단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한두 사람 생각만으로 쉽게 이뤄질 일도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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