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본격화… 한국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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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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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이 추석연휴로 장기 휴가를 맞은 사이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환율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강세를 누르기 위해 6년 6개월 만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당장 국내 외환시장이 출렁이지는 않겠지만, 안정적인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엔·위안화와 함께 원화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 원화가치 상승 압력 확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디플레이션이 진행된 상황에서 최근의 외환 동향은 경제, 금융의 안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간과할 수 없었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지난 2004년 3월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이 영향으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지난 15일 83.075엔에서 20일 85.720엔으로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도 커지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11월 서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환율시스템 개혁을 위한 지지세력을 규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조치로, 중국의 대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엔·위안화의 강세가 예상되고 있어 원화가치도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또 미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고, 한국의 펀더멘탈이 견조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잇고 있다는 점도 원화강세를 예상케한다.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현재 동북아 통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이 지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 외환시장이 추석연휴로 닫혀있던 지난 21~23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6.10원 떨어지며 23일 1153.25에 최종 호가됐다.

◆ 국내 경제에 긍정적

한국 경제는 이번 환율 전쟁의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중국과 일본의 환율 상승 압력이 크지만 △미국의 양적완화와 △여전히 높은 엔화 수요 등으로 결국 한·중·일의 통화 가치는 더욱 오를 거란 분석이다.

서 연구위원은 "엔화 가치는 글로벌 경기와 반대로 가는 성향이 강해 최근 경기 상황서는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도 강하다"며 "아직은 시장 참여자들이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국내 경제에는 긍정적이다. 한국과 일본의 산업은 대칭적이라 수출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엔화강세의 방향성을 전환시키기보다 강세 수준을 약화시키는 데 그칠 것"이라며 "국내 물가상승을 부추기겠지만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엔·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에 평균 2.5%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14%포인트 오르고 경상수지는 4억9000만 달러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해외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 수출 경합관계에 있는 자동차와 가전·기계·철강 등의 국내 산업들은 이번 엔고 현상으로 수출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에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이나 일본 부품을 수입하는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할 가능성은 문제로 지적된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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