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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금융권 소방수' 이젠 서민금융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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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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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경제가 휘청거릴 때마다 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 있다.

흔히 '금융권의 소방수'로 불리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경제가 위기일수록 부실채권을 신속히 인수해 금융시스템의 안정화를 뒷받침해 준다.

최근에는 전환대출과 소액서민대출 등 신용회복지원 영역을 적극 확대한 결과, 서민금융 전담기관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기업과 정부 뿐 아니라 각 가계부분까지 아우르며 꾸준히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자산관리공사 본관 전경
◇부실채권 처리로 글로벌 위기극복 견인해

IMF외환위기 당시 금융부실채권 처리, 2004년 카드채권 인수로 금융채무불이행자 문제를 해소한 캠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캠코는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른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비롯해 은행, 캐피털 등 전 금융권의 7조5000억원의 PF부실채권을 매입했다.

또한 2008년부터 2010년 6월까지 총 19조1870억원의 부실채권 인수를 완료한 상태다.

금융회사 건전성 악화요인 중 하나였던 PF대출 채권을 신속히 인수함에 따라 금융위기 확산에 선제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인수 채권은 신속히 정리하되, PF사업장별 특성과 부동산 경기 등을 감안해 앞으로 신축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캠코는 보유자산을 차질없이 정리함에 따라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32조 6000억원의 채권을 보유, 자산별 특성에 따라 전략적으로 매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말 포스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다른 대형 M&A 협상이 표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매각시기를 선점한 결과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인수합병(M&A) 사례가 됐다.

매각금액은 3조37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M&A 중 가장 큰 규모였으며 이를 통해 캠코는 1조7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캠코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M&A일 경우 매각기간이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게 업계 관행이나 대우인터는 매각공고부터 계약체결까지 7개월 만에 끝났다"며 "여타 대형 M&A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을 때 별다른 잡음없이 조용히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자회사인 한국자산신탁 주식 매각에도 성공하며 공기업의 민영화 작업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캠코는 지난 3월 한국자산신탁의 50%+1주를 721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M&A 방식으로 민영화된 공기업 중 최대 규모로서 공기업 선진화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선박매입 1년만에 업계 3위로 '우뚝'

캠코는 지난해 5월부터 선박펀드를 조성해 부실 해운사를 지원해오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해운사의 선박을 매입해 해당 선사의 자금난을 해결해주고 배를 다시 대여해 선사가 배 운항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게끔 해주는 식이다.

현재까지 25척(8000억원)의 선박을 매입했으며 올해 내로 3척을 더 매입하기로 약정을 맺은 상태다. 캠코 관계자는 "연말까지 선박 1~2척을 더 매입할 계획이어서 올해 말이면 30척의 선박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박펀드 운용 초기, 시장에서는 캠코의 첫 도전에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과 선박매입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 전문성 강화에 주력한 결과  선박매입에 나선지 1년 만에 업계 3위로 우뚝 올라섰다.

캠코는 내년에도 올해 수준 이상 선박을 매입한다는 방침이어서 그 성장세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금융소외계층의 신용회복지원 도맡아 

캠코는 최근 신용회복지원 영역을 적극 확대하면서 서민금융 전담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채무재조정'과 '전환대출'이 대표적인 지원방안으로, 지난 IMF 외환위기 때부터 신용회복지원을 담당해오며 쌓인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채무재조정'은 지난 2008년 금융소외계층의 근본적인 자활을 위해 설치된 신용회복기금을 통해 연체채권을 매입하는 것으로, 이자는 감면하고 원금만 8년간 분할상환토록 지원하는 것이다.

'전환대출'의 경우 대부업체 등의 높은 금리 대출을 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으로 8월말 현재 13만800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부터는 신용회복지원 고객을 대상으로 생활자금 소액대출인 '캠코 두배로 희망대출'을 실시, 생활고로 인해 또 다시 빚을 지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연 4%의 이율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특히 캠코 두배로 희망대출은 8월까지 대출 실적이 일일 평균 30명에 머물렀으나 이달 들어 8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67명(9월 19일 기준)에게 총 66억원을 지원했다.

캠코 관계자는 "9월부터 인터넷으로 대출이 가능해져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게 됐다"며 "추석을 맞아 고객들의 긴급자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유지 등 총 50조원 달하는 정부 위탁자산 관리

캠코는 정부가 소유한 국유 일반재산의 35%를 관리하는 국내 최고의 국유재산관리 기관이기도 하다. 총 22만필지의 국유지와 443개 종목, 23억3300만주의 유가증권이 관리 대상으로 재산적 가치가 총 50조원에 달한다.

지난 1997년부터 국유지 개발 및 매각을 담당해온 캠코는 지금까지 2조2000억원을 국고납입했다. 최근 3년 동안에만 연평균 5800억원을 벌어들여 재정수입 증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는 국유 일반재산 위탁관리기관이 캠코로 일원화됨에 따라 그 역할이 한층 더 커졌다.

캠코 관계자는 "이는 오래 전부터 국유재산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민간 못지 않은 전문지식과 실무역량을 쌓아온 결과"라며 "최근 '국유재산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최첨단 장비를 도입함에 따라 업무처리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ommoy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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