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지명해 중앙정보국(CIA)에 체포 또는 사살 명령을 내린 예멘계 미국인 이슬람 성직자 안와르 알-올라키 문제를 놓고 법정 기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25일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알-올라키의 부친인 나세르 알-올라키는 최근 미국 정부가 아들을 죽이려는 계획을 중단시켜 줄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미 법원에 제출했다.
알-올라키 부친은 소장에서 목전의 위협이 아니라면 전쟁지역이 아닌 곳에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치외법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의 알-카에다 소탕작전이 예멘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논리도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멘 출신의 미국인인 알-올라키는 작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미군 기지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군의관 말리크 하산 소령과 사건 발생전에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그의 계획을 격려했고, 작년 성탄절에 발생한 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폭파를 시도했던 나이지리아 출신의 압둘무탈라브(23)와 사전에 접촉을 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4월 알-올라키를 국제적인 테러범으로 지정했고,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6월 "그는 미국에 대한 성전을 선포한 테러범으로, 추종자들에게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도록 사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24일 법원에 긴급 변론취지서를 보내 알-올라키 부친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해 줄것을 요청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취지서에서 알-올라키 문제가 법률 소송으로 비화되면 국가기밀이 누설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미 행정부의 법률팀내에서는 미 정부가 알-올라키를 공격대상으로 설정한데 대해서는 폭넓게 동의가 이뤄진 상태이다. 다만 알-올라키 부친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시키기 위해 어떤 논리를 동원할 것인가를 놓고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국가기밀' 누설 우려라는 보다 광범위한 접근법을 사용키로 결정했다.
미 법무부 팀은 이 소장에서 알-올라키가 사살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부친은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공격대상 설정 결정은 행정부의 권한에 속하며, 이 문제를 법률 소송으로 다루는 것은 국가 기밀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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