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0.3 전당대회는 ‘진심’과 ‘욕심’의 대결이다.”
민주당 당권에 재도전장을 낸 정세균 후보. 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이같이 규정했다. 현재의 민주당의 독자적인 힘으로만은 정권교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통 큰 연대 속 치열한 경쟁을 거쳐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당 대표를 발판으로 삼아 대권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으로는 판을 키울 수 없다. 진심으로 당의 경쟁력을 높일 당 대표가 필요하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2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다.
정 후보는 먼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고 정권교체까지 이뤄내는 대표가 되고 싶다는 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의 지금의 상황과 역할이 다르다는 것.
“2008년에 대표를 맡았을 때 민주당은 한 지붕 네 가족으로 분열돼 있었고 지지율도 10%대에 머물렀다. 지방선거, 대선, 총선에서 연이어 참패함으로써 패배주의에 휩싸였던 거다. 어떻게 해서든 당을 통합하고 패배의 사슬을 끊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를 토대로 기초체력을 회복했고 2012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일궜다고 자평했다.
“이제 민주당의 큰 변화를 통해 그 희망을 실현하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며 그런 대표가 되고자 한다.”
정 후보는 18대 국회 후반기 과제로 ‘민주주의·민생·평화, 제자리로 돌려놓기’를 꼽았다. “임기 절반을 지난 이명박 정부가 모든 것을 거꾸로 되돌렸을 뿐 아니라 평화와 민주주의를 짓밟고 민생과 복지를 후퇴시키고 있다. 서민들의 기회와 희망을 빼앗았다. 4대강 사업으로 자연과 생명을 죽어가게 만들었다. 고위층 자녀 특혜 채용 등 반칙과 특권을 일삼으며 말로만 내세우는 공정사회에 역행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사회,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은 이 정권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할 것이라는 그. 공정사회가 결국 사정정국, 공안정국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고 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도 그랬다. 말로는 ‘정의사회구현’이라고 했지만 실은 ‘독재사회구현’이었다. 공정사회가 제2의 정의사회구현이 돼서는 안 된다. 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최근 일부 지역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정 후보 측 인사들이 대거 탈락한 점을 들어 손학규-정동영 후보 측이 ‘정세균 vs. 반(反)정세균’ 구도로 흐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제기한 것에 대해 그는 “선출된 시도당위원장이 누구 사람이라고 편 가르기 하는 것은 사실과도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시도당대회에서 불필요한 대결구도를 만들어 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민주당 고유 이미지였던 ‘서민정당’ 이미지를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친(親)서민 정책‘에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국면전환용 이벤트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껏 민주당은 약자 편에 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더 서민적이고 더 진보적이고 더 민주적인 정당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민주당이 갈림길에 서있다고 지적한다. 작은 성과에 안주하며 그럭저럭 민주당으로 남느냐, 큰 변화를 통해 정권교체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라는 것.
요즘 이른 아침에 응원메시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다는 그는 ‘이른 시간에 내 생각을 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하면 하루의 출발에 힘이 나고 이는 결국 전대에 임하는 자세에 그대로 녹아든단다.
“응원의 뜻대로 내가 민주당의 2012년 승리를 견인한다면 개인적 정치 인생에도 새로운 전기가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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