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엔고와 수요 부진이 맞물리면서 일본의 8월 무역수지 흑자액이 15개월만에 감소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지난달 수출액이 5조2241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5.8%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취합한 시장 전망치 19%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폭이 가장 둔화됐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조1209억 엔으로 17.9% 증가했다. 이로써 일본의 8월 무역수지 흑자액은 1032억 엔으로 1년 전에 비해 37.5% 줄며 2009년 5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은 지속적인 수요 부진에 엔화 가치 급등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수출엔진이 꺼지고 있다"며 "일본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적지만 엔화 가치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 이중침체(더블딥)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엔화 가치는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이미 10%나 올라 소니와 혼다 등 수출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소니의 경우 올 회계연도 운영수익을 1800억 엔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엔ㆍ달러 환율 90엔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그러나 엔ㆍ달러 환율은 최근 83엔선을 뚫고 15년래 최저치로 밀리는 등 80엔선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미야하라 고지 일본선주(船主)협회(JSA) 회장은 "엔ㆍ달러 환율이 80엔대에 머물러있는 한 일본이 글로벌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간 나오토 정부는 엔화 강세를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6년여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던 일본 정부는 최근 잇따라 재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한편 경기부양을 위해 최대 4조6000억 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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