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간다'며 집을 나간 인천 여중생이 4일 만에 서울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유족이 경찰에 재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1일 서울 마포경찰서와 A(13)양 유족 등에 따르면 인천의 한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A양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지난 8월19일 오전 8시께 학교에 간다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A양의 어머니 이모(41)씨는 인천 연수경찰서에 딸의 가출을 신고했고, 3일 뒤인 8월23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모 요트클럽 앞 한강에서 A양의 시신이 물위에 떠있는 것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양은 교복을 입은 상태였고,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신은 부패해 있었다.
사건을 수사한 마포경찰서는 A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익사'로 결론났다며 타살 의심점이 없다고 보고 있다.
어머니 이씨는 그러나 딸이 집을 나서기 며칠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복수의 남성과 채팅을 했고 이중 1명이 '서울로 와서 연락해라'는 메시지를 남긴 점 등으로 미루어 이들 남성과 A양의 죽음에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씨는 "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면 죽기 전의 행적과 남성들과의 대화 내용이 나올 텐데 경찰은 사생활 보호 운운하며 부모라도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 낸다면 그 이유를 명확히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딸의 휴대전화를 20대 남성이 한동안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이 남성은 딸이 숨진 뒤인 8월29일 한강변에서 딸의 휴대전화를 주워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23~24일에도 휴대전화가 켜짐과 꺼짐을 반복했기 때문에 더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딸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남성을 발생지 관할이 아닌 인천 경찰서에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신고하라는 마포경찰서 담당형사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라며 "휴일이라는 이유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미루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수사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A양과 채팅한 사람 2명 가운데 1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A양이 '죽고싶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고, 나머지 1명에 대해 거주지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했다"라며 "A양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남성은 A양이 숨진 뒤 휴대전화를 주웠기 때문에 범죄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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