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재정 적자 증가와 고용위기로 신음하고 있지만 유럽 대기업 고위임원들의 현금 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제전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컨설팅업체 해이 그룹이 유럽 5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가운데 257개 업체의 보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고위 임원들에게 돌아가는 현금 보수(중간값)는 작년보다 6% 증가했다.
해이 그룹은 경기침체 때 대폭 삭감됐던 현금 보너스가 예전 수준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금 보수 가운데 기본급(중간값) 상승률만 떼어놓고 보면 물가상승률보다도 1.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11개국 중 8개국에서 현금 보수가 증가했으며, 러시아 임원들의 보수 상승률이 19%로 가장 높았고 스웨덴(16%)과 스위스(15%)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보너스 지급이 연기된 기업이 많거나 지급 기준이 경제위기 이전처럼 높은 수준을 보이는 네덜란드에서는 현금 보수가 7% 감소했다.
임원들의 보너스 가운데는 스톡 옵션과 같은 장기 성과급(LTI) 비율이 낮지 않은데, 이 같은 장기 성과급의 가치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이 그룹의 시몬 개릿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는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가 고위 임원들의 보수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람들의 생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고위임원들의 보수가 증가한 것은 기업의 실적 회복보다는 기업 자체적으로 설정한 (보너스 지급)기준과 관련이 있다"며 "유능한 인적 자원 유출을 우려한 회사들이 단기 실적목표를 낮춤으로써 이들에게 보너스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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