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아포테커 전 SAP사장 |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HP이사회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HP의 매출 증대를 이끌 젊은 후보자 대신 한물간 인물을 새CEO로 선정했다"며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고 전했다.
HP는 이날 성희롱 파문 속에 물러난 마크 허드의 후임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독일 SAP의 사령탑을 역임한 아포테커를 임명했다.
57세의 아포테커는 20년 이상 SAP에서 근무한 소프트웨어 전문가이지만 CEO경력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4월 공동CEO가 됐고 지난해 7월부터는 단독 CEO직에 오르기도 했으나 올해 초 전격 사임했다.
포춘은 "아포테커의 전문영역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품판매"라며 "HP의 핵심부문인 프린터와 PC를 파는 소매시장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다"며 "세계 최대 컴퓨터회사인 HP를 경영하기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다"고 전했다.
심지어 한 유럽투자자는 "수많은 후보자들 중 아포테커를 선택한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포테커의 경영자로서의 나쁜 평판은 자질 문제로 국한시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SAP는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요율을 일원화하면서 고객의 원성을 샀고 이에 대한 책임으로 아포테커는 SAP의 수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골드매처 코웬앤코 소프트웨어애널리스트는 "아포테커는 SAP의 경영악화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받았다"며 "하지만 아포테커가 CEO직을 수행하던 당시 하소 프래트너 SAP창립자도 경영에 깊숙히 관여했다는 사실을 볼 때 아포테커만의 문제는 아니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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