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손학규 신임 민주당 대표가 취임 하루 만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최근 배추 등 채소 값 폭등의 원인을 두고 한 차례 '신경전'을 펼쳤다. 4일 대표 취임 축하차 국회를 찾은 정 수석과 만난 자리에서다.
손 대표는 “(정부가) 친서민과 중도실용을 얘기하는데 정말 서민과 농민생활을 생각했다면 (채소 값 폭등에 대한)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면서 “정부는 (채소 값 폭등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이란 얘기에 (4대강 공사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 비율이) 1%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낙동강 주변에선 이미 그 이전부터 ‘채소 파동’ 얘기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산지에선 (배추 1포기에) 1000~1500원인데 소비자가격이 1만원이 넘으면 그 자체가 불공정한 것이다”며 “진정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면 국민들의 일상을 좀 더 챙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수석은 “4대강 사업을 ‘배추 파동’과 연관 짓는 건 사실 왜곡이다”며 “여름 배추는 4월에 파종하는데 지금 파동이 난 배추는 고랭지 배추가 대부분이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유통과정상의 매점·매석 우려가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 수석은 “손 대표가 대표 경선 때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강조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인 친서민, 중도실용도 동반상생,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이의미를 담고 있다”며 “국정 동반자로서 야당의 건전한 비판은 수용하겠다. 앞으로 (여야 간) 새로운 협력의 터전이 마련됐으며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손 대표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거론, “국정현안에 대해 우리도 협조할 건 하겠다”며 “야당을 하기 위해 야당을 하는 게 아니고, 또 반대를 하려고 반대하는 게 아닌 만큼 국민이 다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그것(국민 뜻)을 거스를 땐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며 “정부가 옳은 길로 가도록 야당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엔 김연광 청와대 정무1비서관과 이재환 정무2비서관, 그리고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 등이 배석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정 수석을 통해 취임 축하 난을 손 대표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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