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7곳 대형유통업체, 식품.외식업체에 연4%로 1353억원 융자
대형마트 농산물, 재래시장보다 비싸게 팔아
산지직거래 사업은 오히려 농산물 수취가격 하락의 원인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최근 이상기후 현상의 영향으로 농산물 생산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최근 체인화.규모화 된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이 급증하고 농수산물 전자상거래가 확산되고 있으나 규격화.표준화 미흡으로 거래 활성화가 지연되는 등 소매단계의 유통비용이 출하 및 도매단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총 유통비용은 44.5%, 소매단계는 24.6%, 출하단계 10.3%, 도매단계 9.6%로 나타났다. 농민 수익 비율은 2004년 59.2%에서 2008년 55.5%로 3.7% 감소했다.
정부는 이같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2008년부터 소비지의 대기업과 산지조직 간 직거래 확대를 통해 유통경로 단축과 산지의 조직화.규모화를 촉진할 수 있는 '농식품 소비지.산지 협력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 유통업체와 식품.외식업체에 연리 4%의 낮은 금리로 1353억원을 지원했다. 산지브랜드마케팅자금으로 14억7000만원도 보조했다.
그러나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9월 한달간 채소류 도.소매가격 실태를 파악한 결과, 오이.호박.당근.풋고추.마늘.양파.대파.부추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의 소매가격이 재래시장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농식품부의 '농식품 소비지산지 협력사업' 해당농가에 대해 지난해 6개품목(사과.감자.양파.참외.고랭지배추.무)의 산지 수취가격을 조사한 결과, 배추.무 등은 농민들이 도매가보다 1kg 당 불과 42원과 11원씩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외의 경우 15kg당 가격이 오히려 도매가보다 353원이나 싸게 대형 유통업체에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풋고추의 경우 1kg 가격은 대형 유통업체가 재래시장보다 두배나 비쌌다.
정해걸 의원은 "직거래 매입자금지원 사업은 농민과 소비자에게 모두 이익을 주려던 당초 사업 목적은 사라지고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대책보다는 임시방편만 생각한다면 농민들은 누구를 믿고 농사를 지어야 할 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