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소형차 천국’ 파리에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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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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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주 4박 5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다. ‘2010 파리모터쇼’ 취재차 갔는데, 겸사겸사 샹제리제 거리 같은 파리 도심도 둘러 볼 기회를 가졌다.

전체가 박물관 같은 거리도 거리였지만 자동차를 보러 간 만큼 길거리 차량도 유심히 지켜봤는데, 차량 크기가 인상적이다. 유럽이 ‘경차의 천국’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놀라울 지경이었다.

거리 승용차의 70~80%는 국내로 치면 준중형급보다 작은 소형·경차였다. 푸조·시트로앵·르노 등 현지 업체는 물론, 도요타·BMW 등 세계 각 브랜드의 경차가 경연을 벌이는 듯 했다.

개중에는 일반 차량의 절반 크기인 2인승 경차도 셀 수 없었다.

실제 보지는 못했지만 거리 어딘가에는 현대차 ‘i10’ 등 국내 브랜드의 경차도 다니고 있었으리라….

프랑스 사람은 크다고 해 봤자 국내에서 준대형 급에 불과한 모양이다. 프랑스 대통령이 모터쇼에 타고 온 차량도 3000cc 급 시트로앵 C6 였으니까. 국내로 치면 그랜저 급.

물론 벤츠 S클래스나 벤틀리, BMW 7시리즈 등 고급 차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차량은 대부분 외국 부호들이 타고 다니는 차라고 한다.

왜 그럴까. 한국 보다 더 열악한 주차난, 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규제 등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들이 실용적인 차를 찾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기에 제조사들이 다양한 소형차 라인업을 내놓고, 이것이 다시 소형차 수요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반면 국내는 어떨까. 해외 자동차 CEO들이 한국에 와서 받는 첫 인상은 대개 ‘차가 커서 놀랐다’는 것. 분명 넓지 않은 도시에 도로는 꽉꽉 막히고 있지만, 차는 하나 같이 큼직하다.

벤츠나 BMW 등 독일차 브랜드 사람들은 한국은 럭셔리 대형차 수요가 많기 때문에 타국 자회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연구한다고 한다. 회사로써는 마진이 많이 남는 대형차가 많이 팔리는 건 반가운 일.

하지만 국내 많은 소비자의 큰 차 선호가 자칫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한국인을 ‘봉’으로 생각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실제 국산차 메이커도 한국 시장에 ‘경차’ 따위를 내놓을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으니까.

한국은, 특히 서울 같은 도심은 대형차보다 소형차가 더 어울린다. ‘차의 크기가 당신의 성공을 대변한다’는 자동차 회사들의 간교한 마케팅에 속기 보다는 작고 튼튼한 경차를 선택하는 게 더 멋있지 않을까.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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