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前 국민연금 이사장 '용산' 구할 해결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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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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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세권 개발' 대표이사 수락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박해춘(62·사진)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결국 용산을 구할 '해결사'로 나섰다.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 주식회사(드림허브)는 5일 박 전 이사장이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드림허브는 7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박 신임 회장의 취임을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다음날인 8일부터 곧바로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해 사업을 총지휘하게 된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 없이는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박 회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설득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면서 "천군만마의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용산행에 대해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업계도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출신의 차지라 여겨졌던 부동산개발 사업의 사령탑을 금융전문가가 맡게 된 것도 그렇고, 특히 보험 카드 은행의 3대 부문 CEO를 두루 거친 당대 최고의 스타 CEO(최고경영자)가 사실상 디벨로퍼로 변신한 사례도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도 '독배(毒盃)'를 들 수 있는 가시방석이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자금조달 난항, 관련 기관들의 미온적인 태도, 주민 문제 등 대형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도 최종 결심을 하기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때 박 회장이 일부 매체를 통해 고사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인들 대부분이 금융권에 좋은 자리도 마다하고 왜 굳이 경험도 없고 삼성까지 떠나버린 용산프로젝트를 맡으려고 하느냐며 만류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박 회장은 "대한민국의 글로벌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사업이 표류하는 것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용산프로젝트야말로 일류국가 도약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 브랜드가치와 국민적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범국가적 사업"이라며 "풍부한 금융 경험과 위기 극복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빠른 시일 내 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업계도 박 회장이 최고의 적임자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에서 시작해 LG카드와 우리은행, 국민연금에 이르기까지 박 회장이 보여준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을 발판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도 '약속의 땅'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무엇보다 건설사의 지급보증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의 PF 방식에서부터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드림허브가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과 사업성 우려 등으로 건설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신규 투자자 실적마저 신통치 못할 경우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을 정도다.

박 회장은 금융에서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사상 유례없는 과잉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유망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는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더 없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한국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자금 유치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유망 부동산사업에 투자하고 이익을 되돌려주는 리츠상품이나 사모펀드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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