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 탄생 100주년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6일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연강)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두산아트센터에는 장남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아들들이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기념 행사에 앞서 열린 부조상 제막식에서 부친의 부조상을 직접 공개하기 위해서다. 부조상이 세워진 두산아트센터는 매헌 박승직 창업주가 운영했던 박승직 상점이 있던 자리이자 고 박두병 초대 회장의 생가였던 터에 자리 잡은 건물이다.
제막식 행사가 시작되자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을 필두로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과 연강 선생의 손자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일제히 줄을 당겼다.
형제들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부친의 부조상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 한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가끔 부조상을 가리키기도 했다.
이어 열린 기념식에서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선친의 모습이 눈에 선하고 그립기만 하다"며 "선친이신 박두병 회장은 오늘날 두산의 주춧돌을 쌓으셨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셨다"며 회고했다.
또 "선친의 노력과 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두산 100년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두산그룹 퇴직임직원 모임인 '두산회'의 이병수 회장은 박 회장의 인간적인 면이 엿보이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962년 화폐개혁 당시 임금이 체불됐을 때 매우 미안해 하셨지만, 임금이 체불됐던 기간은 단 하루였다"며 "연강께서는 선진기업의 기술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화에 힘썼다"고 기억했다.
박두병 회장은 두산의 자랑인 인재 경영을 처음 실천한 이기도 하다. 인재 육성을 위해 1950년대에 이미 독일과 미국 등지로 직원을 유학 보냈다. 또 앞으로는 세계인과 교류해야 한다며 직원들을 집으로 불러 양식 식사 예절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이러한 박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은 현재 두산이 내건 슬로건인 '사람이 미래다'라는 메시지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현재 전 국무총리는 "연강 선생은 엄격성과 관용성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며 "무엇보다 작고 한 달전 세 번째로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했을 때에도 '내일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기업과 국내 상공업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던 취임사에서는 국가를 생각하는 처절함마저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은 지난 1967년부터 1973년까지 역대 최장기간 대항상의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기업체질 개선과 산업간 합리화 지침 설정 등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는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을 비롯한 가족들과 두산 임·직원 50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100세 생일이다 살아계셔 백세잔치했음 얼마나 좋을까... 돌아가신지 벌써 37년인데 그리움은 날로 더해만 간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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