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지난해 혹한기를 겪은 해운업계가 3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일단락되고 운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컨테이너선 운임의 반등에 힘입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3분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업계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컨'船 날개 달고 '훨훨'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약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3분기 영업이익은 3412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분기 대비 101%가량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한진해운의 최대 영업이익인 2004년 2분기 2215억원을 훌쩍 넘는 기록이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아직 9월 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2분기보다는 좋은 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69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상선의 영업이익 규모를 2674억원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국내 선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에는 컨테이너 운임 상승이 큰 작용을 했다. 특히 세계 컨테이너 운임이 6~8월 집중 인상되며 해운시장이 초호황이었던 2008년 운임 수준에 비해 노선별로 평균 80%까지 회복됐다. 성수기인 3분기에는 할증료도 부과돼 영업이익 증가에 한 몫 했다.
물동량도 늘어났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154만6000TEU로 9월 물동량으로는 사상 최고 실적이다.
벌크선 위주의 해운사들은 컨테이너선사들만큼의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 하지만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성수기인 4분기를 앞두고 있어 실적 회복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내년 선복 과잉에 대비해야
하지만 국내 선사들은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선진국들이 완연한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난 3분기 인도된 컨테이너 선들이 운항에 투입되고 내년에도 다량의 선박 인도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인도될 컨테이너선은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111척, 127만TEU에 달한다.
벌크선의 경우는 이미 선복 과잉 위험 수위에 올랐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763만t 규모의 벌크선이 인도 됐다.
이에 따라 호된 불황을 이미 겪은 국내 선사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운송 비율을 점차 줄이고, 장기수송계약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STX팬오션도 매출의 80%에 이르는 벌크선 운송 비율을 줄이고 장기 계약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자동차 운반선을 발주, 최근 1척을 인도 받은바 있다.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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