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똥 맞은 국내 기업 업종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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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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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화색’...전자·자동차 ‘긴장’...에너지·철강‘주시’

(김지성·이하늘·이재영·김병용·이정화 기자)원달러 환율이 이틀 동안에 16원 이상 하락해,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114.5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 등 서비스 업계는 수익 확대를 기대하며 ‘화색’이 돌았지만, 전자․자동차 등 수출 제조 기업들은 하락세 지속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환율하락 소식을 반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국적항공사에게 플러스 요인”이라며 “환율이 하락되면 해외로 나가는 손님이 많아지기 때문에 한국발 수요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캐시플로우 및 평가손익 측면에서도 항공사에는 도움이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달러 부족량은 약 20억 달러로, 환율 10원 변동시 연간 약 200억원 이상의 캐시플로우 변동이 발생한다.

또 장부상이긴 하지만 평가손익 측면에서도 변동이 발생한다. 대한항공 달러부채는 약 54억 달러 정도. 따라서 환율 10원 변동 발생시 연간 약 54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역시 “환율이 떨어지면 좋다”면서 “10원이 떨어지면 68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전자 및 자동차 업종에는 악영향이 예상된다.

김광수 한국기업평가 기업본부 팀장은 “현대․기아차의 최근 선전은 고환율에 다른 가격 경쟁력 제고에 따른 것이 크다”며 “환율하락이 지속된다면 수출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환율하락세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수출제조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1162원으로 전망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마감된 1114.5원은 이 같은 전망치를 넘어선 것이다.

물론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은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면서 동요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생산 비중을 꾸준히 높여 환율 리스크를 줄였다”며 “1000~1100원대만 유지되면 영업이익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전자산업은 현지생산 현지판매 글로벌 네트워크가 이미 갖춰져 있다”면서 “거래를 현지 통화 위주로 하기 때문에 생각하는 만큼 달러나 유로화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위안화나 엔화 뿐 아니라 신흥시장의 자국 통화 비중도 상당하기 때문에 달러에서 큰 변화가 없으면 피해 수준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수출과 수입 비중이 상호보완적인 에너지나 철강 업계에서는 환율하락에 별다른 동요가 없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는 외화차입금 비중이 높아 환율이 하락하면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의 외화부채는 약 80억달러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한편으로 원유 수입 측면에서는 이득일 수 있지만 석유제품 수출이 매출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는 원재료를 외국에서 수입해 오기 때문에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수입하는데 있어서 원가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들여올 수 있어 호재다.

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국내로 수입돼 오는 일본 중국산들의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에 국내 판매에 있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면이 있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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