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이광효 방영덕 기자) 원·달러 환율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 약세 기조가 깨지지 않는 한 환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은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대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데다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까지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10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 환율 바닥, 미국·유럽에 물어봐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지 않는 한 환율도 안정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팀장은 "미국 경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 약세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또 다음 달 미국이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돼 환율 하락 압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팀장은 "미국과 함께 유럽의 경제 회복 속도도 변수"라며 "환율 하락에 따른 국내 수출 증가세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연구부장도 "미국은 최근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달러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지 농협 외화자금운용팀 차장은 "최근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관련해 환전 물량이 늘어난 것도 환율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증시 호황이 이어질 경우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1100원대 지킬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를 유지하다가 최근 1100원대로 내려앉았다. 하락폭도 커 한 달새 무려 80원 이상 급락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 가치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10월 들어 원화가치 절상률은 6%를 넘어섰다. 이는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는 인도(5%대)와 태국·필리핀·대만(3%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하락 속도가 급격했던 만큼 1100원대에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윤지 농협 차장은 "8월 말 1198원이었던 환율이 최근 1110원대로 떨어졌다"며 "1100원대로 예상되는 지지선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100원대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은 "최근 환율 하락세는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달러 약세에 따른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국내 환율은 오히려 1200원대를 유지하다가 이제서야 하락분이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정부가 나서 환율에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1050원대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동수 KDI 부장도 "환율 하락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에 불리할 수 있지만 원화는 오랫동안 저평가돼 있었다"며 "국내 경제 사정이 선진국보다 좋아 환율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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