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께면 중동 전역에 원자로가 최소 15기가 들어설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이란이 서방의 계속되는 요구에도 핵개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이는 중동지역에 핵무기 경쟁을 불러올 첫 단추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중동에선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요르단 등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UAE는 한국에 발주한 원자로 4기 중 1호기가 2017년 준공 예정인 가운데 건설 예정부지인 페르시아만 해안에서 사전 준비공사에 착수했다.
쿠웨이트도 올해 말께 원자로 4기 건설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간 미지근한 태도를 보인 사우디 역시 이같은 흐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터키가 지난 5월 러시아와 200억달러 규모의 원자로 4기 건설계획에 합의했고, 이집트는 지중해 해안에 2기를 건설하는 계획과 관련한 설계연구를 시작했다. 요르단도 미국과 원전 건설 관련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 중동 국가는 서방의 제재에도 굴하지 않고 핵개발을 계속하는 이란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그같은 태도와 기술 수준은 높이 사는 눈치다.
만약 이란이 서방측 압력을 물리치고 핵개발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주변국들 사이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게 서방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UAE의 경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우라늄 고농축이나 재처리기술을 배제한 상태지만, 다른 나라들은 지역 분쟁이 격화하거나 자국 안보가 불안해지면 그런 태도를 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런던 국제전략연구소의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사우디를 예로 들며 "사우디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자국도 갖기를 원할 것이라는 사실을 아무 거리낌없이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와는 별개로, 중동 국가들은 인구 증가와 중산층 성장에 따라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추는 동시에 `원전국가'로서 여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희망에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미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연구소의 스콧 세이건 국장은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원전 보유를 열망하는 국가들은 부패가 심하고 정치적 안정성과 규제 역량은 낮다"며 이들 중동 국가가 원전을 갖기엔 아직 함량미달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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