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연일 쏟아지는 카드수수료 인하요구로 카드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지난 11일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검토 발언을 함에 따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진 위원장은 이 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범위를 늘리고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하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더 이상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또 내리라니 당혹스럽다"며 "금융당국과 사전에 논의한 바 없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카드업계는 지난 4월 2008년 7월~2009년 6월 기간의 연 매출액이 9600만원 미만인 재래시장 가맹점은 1.6~1.8%로, 중소가맹점은 2.0~2.15%로 수수료율을 각각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범위가 넓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재래시장 등은 카드보다는 현금이 더 많이 거래되는 곳이어서 실제 혜택을 보는 가맹점의 연매출은 9600만원 이상일 수 있다"며 "금융당국 정책엔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는 이미 네 차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렸다. 따라서 향후 수수료 인하 압박이 가해질 경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대출을 늘려 수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박리다매'식으로 이뤄지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현재 제로 상태에 가깝다"면서 "이런 수익 구조에서 카드사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대출을 늘려 수수료의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하 문제도 전업계와 은행 겸영 카드사간 입장이 달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은행겸영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 발급시 같은 은행 계좌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전업계는 0.5%의 수수료를 내고 은행 계좌를 이용하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 한 관계자는 "보통 체크카드 수수료는 1.5%가량인데 이중 3분의 1인 0.5%를 은행 쪽 수수료로 내야하는 입장에서 더 이상 인하하기는 힘들다"며 "기업입장에서 '마이너스 장사'를 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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