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비뇨기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눈길을 끄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복용 후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환자들은 하나같이 본인들이 복용한 발기부전치료제가 ‘가짜’일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품 발기부전치료제 100% 보장’ 등과 같은 선전 문구로 남성들을 유혹하니, 의약품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일반 남성들이 속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위험성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한남성과학회와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중에 유통되는 가짜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의 성분을 검사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납과 수은이 검출돼 그 위험성이 입증됐다. 뿐만 아니라 발기부전치료 유사 성분 등이 인체가 감당할 수 있는 허용량보다 2.4배나 함유된 것도 있어, 과량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실제 해외에서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후 사망한 사례까지 보고 된 바 있는데, 이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후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이더니 7명은 혼수 상태, 4명은 사망에 이른 것이다. 국내에서도 언론을 통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후 겪은 여러 부작용이 알려진 바 있다. 가볍게는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부터 심할 경우는 발기지속증으로 인한 조직괴사나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이 대표적이다.
남성들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이유를 살펴보면,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침투해 남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단지, 수입상가 등이 가장 흔하며 공중 화장실에 판매상이 남긴 연락처 스티커나 유흥업소 등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 이토록 위험한 발기부전치료제가 위에 언급된 것과 같이 생활 곳곳에 침투해 들어오고 있으니, 대한민국 남성들의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대부분 중국, 미얀마 등에서 불법공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밀수된다고 한다.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물건일지라도 중국산이라면 불안해하면서,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을 의심 없이 복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주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유사휘발유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유사휘발유의 사용이 당장은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에 문제를 일으켜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듯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역시 우리 몸의 엔진에 해당되는 심장 (혹은 심혈관계통)을 손상시키거나 치명적인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남성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가 근절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남성들의 인식전환이다. 조금 싼 가격, 병원 상담에 대한 부끄러움, 귀찮음 등으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함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약국을 통해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발기부전치료제의 잘못된 인식으로 가볍게 불법적으로 구입해서 복용하는 것은 본인의 건강을 위협할 뿐 만 아니라 가정의 행복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