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대형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 동안 인수에 눈독을 들여온 저축은행과 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대부업체는 소액 신용대출에 큰 비중을 둘 것으로 관측돼 서민금융 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1·3위 대부업체, 저축은행 인수계약 완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계 자산순위 1위인 러시앤캐시는 최근 중앙부산저축은행을 매입하는 계약을 했다.
러시앤캐시는 예쓰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지난 5월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인수 의사를 자진 철회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대부업계 순위 3위이자 토종자본인 웰컴크레디트라인도 충북의 서일저축은행을 인수 계약을 마쳤다.
현재 대부업체인 리드코프도 저축은행 인수 채비를 갖추고 있고, 또다른 대부업체 1~2곳도 저축은행 인수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 신용대출 경쟁격화…금리 내릴 듯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것은 영업환경 악화와 무관치 않다. 우선 대부업 금리 상한이 지난 7월부터 연 44%로 5%포인트 내려간 데 이어 내년에도 5%포인트 추가 인하가 예정돼 있다.
또 햇살론,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등 저소득.저신용층을 겨냥한 다양한 정책상품이 출시되면서 대부업체들의 고금리 영업행태에 대한 비판론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을 통한 소액 신용대출 영업에 나설 경우 대부업 금리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고금리 영업에 대한 비판론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업체들의 조달금리가 평균 연 13%인 반면 저축은행은 4% 초반에 불과해 현재 44%인 금리상한이 39%로 내려가더라도 저축은행을 통한 소액신용 대출 영업에 나설 경우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대부업체들의 경우 소액 신용대출 분야에서 저축은행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마음먹기에 따라 금리를 20%대로까지 낮출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영업 노하우와 저축은행의 낮은 조달금리가 결합될 경우 소액 신용대출 분야에서 몇몇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이에 맞설 업체들이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뒤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고 저축은행을 이용한 고금리 영업행태를 계속할 우려도 없지 않다고 보고 대형 대부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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