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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브리핑]정치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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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3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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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선을 2년 남겨두고 대권 레이스의 전초전이 시작됐다.

선수들이 입장했고 저울질은 얼추 끝난 것 같다. 경쟁자를 슬슬 헐뜯고 벌써 지나갈 정권과의 차별된 이미지도 흘리고 있다. 그럴싸한 스토리텔링도 어느새 바구니에 한가득이다.

'제가 여러분들의 제빵왕 김탁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라거나 '당신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갈거야' 등 대중을 홀리는 연설 리허설도 한창이다. 대선주자 조기교육 캠프라도 다녀 온 듯 하다.

관중들도 경기장 외곽 대문이 열리기를 줄서 기다리고 있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지기 전 줄선 관중들이 생각해야 할 게 있다. 다름아닌 정치의 야성적 본색 또는 객관적 본질에 대해서다.

정치의 본질은 무엇일까? 여러 설이 낭자하겠지만 '서비스 사업'이라고 정의해 봄직하다. 서비스 사업의 목적은 고객만족이다. 만족한 고객이 감격까지 해서 선거운동이나 후원금, 표 등 원하는 것을 다 털어 주도록 홀리는 일. 그게 사업이고 정치고 대선이다.

대선주자들에게 고객은 누구일까? 눈을 치켜 뜰 사람들도 있겠지만 첫 번째 고객은 대선주자 자신이다. 본인의 욕망과 의지, 이념 만족이 최우선이다. 정치 입문의 동기는 결국 최종 결재권을 휘두르고픈 열망이다. 남 눈치 안보고 법 위에서 모든 조직의 정점에서 마음 먹은 대로 해보고 싶은 의지다.

참모들이 아무리 뜯어 말려도 하고프면 도리 없이 하는 심보는 그래서 나온다. 뒤늦은 후회나 절제의 다짐은 일단 저지르고 나서의 일이다. 그마저 대개는 침대에 누워 후회도 경험이라 혼자 중얼거리다 아침이면 잊어버리 게 마련이다. 첫 번째 고객은 절대고객이다.

두 번째 고객은 친지와 지인들이다. 지인의 범주는 측근ㆍ이웃ㆍ동료ㆍ선후배ㆍ당원ㆍ지지자 등을 포함한다. 지지를 얻기 위해서도 앞 순위 고객으로 관리해야겠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결정적 순간의 배신 가능성이라는 아킬레스건 때문에 더욱 중요한 고객들이다. 배신은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 했다. '부르투스, 너 마저'라는 유명한 경구가 있다.

세 번째 고객은 고향사람들이다. 숟가락 몽둥이 하나, 시시콜콜한 집안 내력, 개천에서 구르던 주인공의 비루한 모습 등을 모두 아는 사람들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가는 소문의 진앙은 대개 고함소리 낭자한 고향 동네 뒷골목의 허름한 주점이다.

아무리 위대한 정치가도 고향 사람들에게는 '걔' 또는 '그 놈' '지까짓 것'이다. 고향사람 홀대하면 되는 날부터 레임덕일 수 밖에 도리가 없다.

네 번째 고객은 주변 강대국이다. 엄밀히 말해 강대국 정치 주류의 눈에 들어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 4거리 커브 길 담뱃가게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서 벌어지는 정치판 사정으로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깜빡 잊어버리고 넘어가도 될 정도 순번, 다섯 번째 고객이 유권자다. 유권자는 선거철에 잠시, 인기 전략에 동원되는 들러리 고객이다. 없어선 안되지만 애물단지다. 항상 갈구하고 원하는 눈빛, 수 틀리면 돌아 설수 있다는 무언의 압력, 온갖 겸양과 아부를 떨어도 더 낮아져라 요구나 하는 도무지 귀찮은 존재들이다.

하지만 늘 결정적인 사실은 잘 모른 채 울타리에 가두어진 양떼처럼 주인이 열어주는 길로만 가는 제5의 고객들일 뿐이다.

대선이란 결국 다섯 번째 고객을 여하히 속여 넘기느냐, 그 수를 다투는 선수들의 게임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소 닭 보듯, 너나 북치고 장구치렴 하면서 하면서 각자의 인생에나 더 신경써야 할 시절이다. 그들끼리 짜고 치는 어떤 북새통이 벌어진대도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말자. 이미 흥행요소도 없는 찬바람부는 파장무렵 아닌가? 쭈볏거리며 머물면 꼬락서니만 초라한... 

<트렌드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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