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3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실패한 뒤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던 그가 당 내외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그는 당내에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대한 조문 논란이 일었을 때 “훈장추서와 현충원 안장이 적절하냐”며 정부를 질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란이 불거진데 대해선 “MB(이명박)식 재협상은 안 된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 시절엔 당에 누가 돼서도 안되고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이 더 컸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했다”고 전한 뒤 “당 대표 시절과 현재의 소신이 다르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평소 신념을 그대로 표출하는데 있어 이전보다는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 재임시엔 자신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당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간주됐기에 표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그런 부담을 덜게 됐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정 최고위원이 차기 대권도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정 최고위원은 오는 7일 서울 관악산에서 수도권 지지자들과 함께 대규모 산행에 나설 예정이다. 12월엔 광주 등 호남지역 지지자와의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 전대 이후 방치했던 지역 조직을 추슬러 대권 레이스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전북 지역 언론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의 10·27 광주 서구청장 재선거 참패는 호남이 (민주당이) 뭘 기대하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 연대를 주문하고 민주당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욕구가 나타난 것이다”면서 “대권 도전에 앞서 대중성을 얻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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