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 발전개혁위원회는 10월 도시식품 소비자가격 조사현황이라는 자료를 발표해 관찰대상인 31개 품목중 80%에 달하는 24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 9월대비 상승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충칭(重慶) 등 36개 도시에서 이뤄졌으며 조사대상은 채소, 기름, 육류, 과일 등 31가지 식품이었다.
품목별로는 대두유, 채유, 땅콩유 등 식용유 가격은 평균 3.02% 상승했다. 채소와 과일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오이, 토마토, 청경채, 수박 등 15가지 주요 식품가격은 전달대비 무려 10.1% 올랐다.
이 밖에도 쇠고기, 양고기, 닭고기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전달대비 0.57%, 닭고기는 3.85% 올랐다.
◆설탕가격, 한달새 25% 급등
특히 중국 산지 설탕 가격은 지난 1달새 무려 25%나 급등했다. 설탕의 주생산지인 광시장족(廣西壯族) 자치구의 성도인 난닝(南寧)시에서 설탕 가격이 10월1일에는 1t당 5840위안이었으나 11월1일에는 1t당 7250위안으로 25%나 급등했다.
이와 함께 마늘, 생강, 옥수수, 면화, 콩, 사과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최근 들어 줄줄이 치솟고 있다.
식품가격상승은 소비심리를 악화시키며 의복, 전자제품,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상이변과 투기자본이 급등주범
농산물 가격상승은 올 초부터 수해 및 가뭄으로 작황이 큰 피해를 입은 영향이 크다. 게다가 투기 세력들이 부동산이나 증시 대신 농산물 사재기로 몰리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쉬샤오칭(徐小靑)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투기세력들이 IT, 석유, 광물 뿐 아니라 농산물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수요 불균형도 농산물 가격 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쌀과 밀 등 주요 식량은 올해 대부분의 곡창지대에서 풍년을 알리며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투기자본의 공격에 노출되면 급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
◆농촌지원책 통해 생산안정 유도
이에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12차5개년 경제개발계획(12.5규획)에 보다 효율적인 농촌 지원책과 이를 위한 수리시설 확충을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식량 생산량을 6억60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생산량은 6억t 정도로 식량 수급에 아주 큰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부족분이 생긴다면 투기세력의 의도와 맞물려 식량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주요 곡창지대의 수리시설 개선을 주요한 대책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회 연구팀은 지난달 26일 ‘중요 공공건설투자 프로젝트 실시 현황에 대한 추적연구 보고’서에서 농지 수리시설의 낙후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통화량조절로 투기자본 억제
보고서는 이를 위해 지방 예산 배정부터 시설 확충까지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대다수 농촌의 관개시설은 사용한 지 20년이 넘어 낡은데다, 지하수 수위마저 갈수록 낮아져 기상 이변이 닥칠 경우 속수무책인 상황.
또한 통화량 조절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인민은행은 향후 통화량이 급증하지 않도록 적당히 느슨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통화정책을 금융위기 이전 체제로 천천히 회귀한다는 계획이다. 유동성 관리를 위해 신규대출 증가를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다양한 정책도구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조용성·강소영 기자 ysch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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