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 규모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유동성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호재가 됐다.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대로 내려앉았다. 양적완화 조치 발표로 달러 약세 기조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0원 내린 110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자 6.53포인트(0.34%) 오른 1942.50에 마감했다. 상승 탄력은 강하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은 강한 매수세를 기록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아시아 주요국가 증시도 나쁘지 않았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90%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도 0.77% 강세를 기록했다. 중국 상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41%, 1.18% 상승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FOMC의 양적완화 정책은 한마디로 '나쁘지 않다'(not bad)로 평가할 수 있다"며 "FOMC는 상황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유동성 랠리에 대한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327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국내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처럼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지되는 동안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과 개인은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은 투신권에서 3217억원의 매물이 쏟아지면 346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매수와 매도를 오가던 개인은 이날 179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정보기술(IT)주와 은행주가 강세를 보였다. IT는 업황악화 우려에도 오랫만에 반등했고, 은행업종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화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 덕분에 3.30%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3.10%, 3.03% 올랐고, KB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0.97%, 0.70% 상승했다.
기존 주도주였던 자동차, 조선, 화학은 상승폭이 과했다는 평가로 인해 엇갈린 행보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1.36% 오른 반면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20%, 3.24% 하락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0.12% 떨어졌다. LG화학은 1.17%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03.00원까지 떨어져 지난 4월26일 1102.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미국 연준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기조가 뚜렷해진 것 같다"며 "다만 외환당국이 환율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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