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효범 "4쿼터 정말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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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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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의 전학생 김효범이 5일 창원 LG를 상대로 자신의 프로 최다득점인 36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김효범의 얼굴엔 개인 기록과 팀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는 채 식지 않은 초조함이 역력했다.

김효범은 이날따라 유독 4쿼터 들어 전광판을 자주 쳐다봤다.

SK가 매번 4쿼터에서 힘없이 무너져 경기를 내주다 보니 어느덧 자기도 몰래 '4쿼터 노이로제'가 생겼다는 것.

공격 이후 뒷걸음치며 수비를 펼칠 때도 김효범은 감독이 아닌 왼편 상단에 놓인 전광판 눈치를 보며 불안해했다.

간절한 바람이 통했는지 김효범은 4쿼터 들어 고비가 닥칠 때마다 외곽포와 미들슛을 터뜨렸고, SK는 4쿼터 징크스를 이겨내고 이날 쿼터별 최다 점인 29점을 보태 2라운드 첫 경기를 16점차 대승으로 장식했다.

1라운드 LG와 경기에서 별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팀은 10점차로 패배한 것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 김효범은 다소 늦은 변명을 했다.

"이 얘기는 처음 하는 건데요. 사실 LG와 1차전 전날에 열이 39도까지 올랐어요. 약에 취해 경기에 나갔었죠"

첫 경기라 무척 긴장했다는 김효범은 그런 자신을 일컬어 촌놈이라고 했다.

마지막 쿼터에서 쐐기를 박는 3점슛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에 김효범은 실은 그 이전에도 찬스가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골망을 가를 수 있다고 확신했던 상황에서 김효범은 테렌스 레더에게 일부러 공을 건넸다고 말하며 한동안 쌓아둔 속내를 꺼냈다.

"KCC에 지던 날, 버스에서 레더와 엄청 말싸움을 벌였어요. 자기한테 왜 패스를 하지 않냐고 시비를 걸더라고요. 그래서 맞받아쳤죠"
   
그날 김효범은 레더에게 "이기기 싫냐, 팀을 생각해라"고 되레 더 혼냈고 김효범의 반격에 레더도 이내 한발 물러섰다고 한다.

'신산' 신선우 감독이 짚은 것처럼 김효범 역시 지금 SK에 필요한 건 조직력이라고 말했다.

김효범은 "오늘 감독님은 제게 특정 선수 수비를 맡기지 않고 여유 있는 도움 수비만 주문해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어요. 오늘은 색다른 패턴의 공격을 시키셨는데 수비 부담이 준 만큼 특명을 완수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모비스 시절 유재학표 수비 농구에 가려 공격력을 맘껏 펼치지 못해 한이라도 쌓였는지 김효범은 이날 데뷔 최다 득점을 거두며 새 둥지 SK에 성공적인 정착을 알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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