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고지' ‥ G20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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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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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이목이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 집중되고 있다.

   이달 증시에서는 미국 중간선거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G20 회의가 최대 변수로 꼽혔다. 지난 2일 공화당이 압승하고 이튿날 Fed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는 대책을 내놓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코스피지수는 1,940선 부근으로 뛰어올랐다.

   이제 '2000 고지' 안착은 G20 정상회의의 몫으로 남게 됐다.

   지수로는 약 60포인트, 상승률로는 불과 3%를 남겨두고 있지만 당장 2,000선에 올라서기는 만만치 않다. 미 양적완화에 중국과 브라질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입장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유동성랠리에 외국인이 '바이코리아'에 나서고 있지만 주식펀드 환매가 거세지고 있어 수급 부담도 적지 않다.

   다만, 참가국들이 큰 틀에서 타협을 이룬다면 지난달 경주회의 직후처럼 `G20 효과'를 한 번 더 기대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런 글로벌 공조 시나리오가 현실로 옮겨진다면 시장이 안도랠리를 이어가며 2,000선 돌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G20 효과' 안갯속…신중한 접근
    7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 G20 정상회의의 영향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증시에서는 그 파장을 예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각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양적완화로 달러 약세가 가속하자 중국과 브라질이 반발하고 있고 일본은 금융자산매입기금 5조엔을 동원해 국채매입에 나서면서 '맞불'을 놓았다. 지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경주회의에서 환율을 시장에 맡기자는 타협안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유명무실해질 처지에 놓인 셈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경주회의를 거치면서 G20관련 큰 그림은 시장에 반영됐다"며 "정상회의 특성상, 이를 재확인하는 '세리모니'(축하의식)에 그칠 가능성이 있고 그 자체로는 증시에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권에 강하게 유입되면서 자본규제 문제가 떠오르고 있고, 환율 갈등의 근저에 있는 '글로벌 임밸런스(아시아 신흥국이 무역흑자를 내고 미국 등은 적자가 누적되는 불균형)'도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불균형은 특정 국가가 이익을 보면 다른 국가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모든 판단은 서울회의의 결과를 보고 나서 하겠다"고 성급한 예측을 경계했다.

 
    ◇'이벤트 효과' 낙관적 시나리오 기대감
    정상회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회의가 증시의 향방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현재 국내 증시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이며 그 배경은 달러화 약세와 맞물린 풍부한 달러유동성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랠리를 본격화한 기점으로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꼽고 있다. 지난 8월 말 버냉키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양적완화 조치를 언급했다. 금융위기 직후의 양적완화에 이은 '2차 양적완화' 기대에 글로벌 증시는 즉각 환호했다.

   하지만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각국 간 환율 갈등이 불거지자 증시의 변동성도 커졌다.
    결국 증시로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풍부한 유동성과 글로벌 공조가 모두 유지되는 상태다. 지난달 5일 일본이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이튿날 코스피지수가 '1,900 고지'를 탈환하고 지난주 미국의 2차 양적완화에 장중 1,966까지 치솟은 것은 모두 유동성 효과다.

   이에 반해 경주회의 전후로 코스피지수가 1,910선으로 뛰어오른 것은 글로벌 공조에 무게를 둔 반응이었다. 이번 서울회의 역시 급작스럽게 재부상한 환율 갈등을 봉합하는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으로, 성과를 거둔다면 증시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에 맞서 신흥국이 자본유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미 양적완화와 신흥국의 자본규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하고 타협할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팀장은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절상과 내수부양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결과를 속단할 수 없지만, 이번 G20 회의가 증시 향배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경주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배분이 환율 타협의 물꼬가 된 것처럼 또다른 합의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렬 수석연구원은 "금융안전망이 구체화된다면 신흥국이 외환보유액을 크게 늘리지 않아도 급격한 외자유출에 대비한 금융시스템 '버퍼(완충기)'가 될 수 있다"며 "큰 틀에서 글로벌 공조가 이뤄지면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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