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으로 해외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자산 거품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잇따라 신흥시장에 거품 경계령을 내리고 있지만 해외 자금 유입세는 금융위기 이전의 정점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FTSE 전세계지수 추이(출처:FT) |
그럼에도 시장은 '청개구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남미 콜롬비아 증시 주요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고점을 찍었고 브라질과 인도 증시도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 추이(달러=100 대비/출처:FT) |
신흥국 채권은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더딘 행보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 국채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빠른 속도로 축소하고 있다.
주요 신흥국 국채 금리 추이(출처:FT) |
문제는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낙관론자들은 신흥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세가 이어지면 기대 수익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이젤 렌델 RBC캐피털마켓 선임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선진국보다 신흥국 경제가 더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며 자산을 신흥시장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신흥국 주가는 적정수준으로, 누구도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며 "신흥국 증시는 지난 여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13배, 내년에는 11배 가량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는 최근 5년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현재 미국 증시(14배)보다도 낮다.
'EMBI+'와 미 국채간 스프레드(275bp) 역시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146bp)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인플레이션 등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역풍이 확산되면 신흥시장도 급격한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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