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세계 건설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13위에 머물렀던 우리나라는 지난해 9위로 뛰어올랐다. 올해도 성장세는 이어져 지난 12일 기준 609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간목표 초과 달성과 함께 5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 올해 세계 순위 5위권 예상
세계적인 건설전문지인 미국의 'ENR(Enginering News Record)'이 세계 225대 건설업체의 매출액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해외건설 시장에서 점유율 4.3%로 세계 9위에 올랐다.
이는 4.6%를 기록한 일본보다 단 0.3%포인트 낮은 것으로 영국·스웨덴·터키·호주 등 기존 해외건설 강국들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지난 2008년 점유율 2.93%로 13위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단 1년 사이에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급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 225대 건설사에 포함된 우리나라 건설사 12곳의 해외건설 매출액은 중동·아시아·아프리카를 비롯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수주는 지난 2008년 대비 각각 59%, 47% 늘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기타 지역은 97%의 매출액 성장을 기록했다.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시장 다변화를 위해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국가들을 적극 공략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실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성공적으로 시공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높이가 828m에 이르고 총 5년에 걸쳐 50개국 700만명의 인력이 투입된 이번 공사를 우리 건설사가 진두지휘하며 '건설한국'의 힘을 세계에 알렸다. |
업체별로도 국내 건설사의 세계 시장에서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8년 세계 건설사 순위 52위에서 지난해에는 29계단 도약한 23위에 올렸다. 우리나라 업체로는 처음으로 20위대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이 53위에서 18계단 상승한 35위를 기록했으며 ▲대림산업 42위(35계단↑) ▲대우건설 54위(13↑) ▲GS건설 63위(5↑) ▲삼성물산 72위(3↑) ▲포스코건설 87위(28↑) ▲SK건설 94위(13↓) ▲쌍용건설 99위(6↓) ▲롯데건설 134위(64↑) ▲한화건설 143위(60↑) 순이었다.
현대건설은 국내와 해외 매출을 합해 순위를 정하는 글로벌 부문(Global Contractor)에서도 2008년 39위에서 지난해 6단계 상승한 세계 33위를 차지했다. 이어 GS건설이 36위, 대우건설이 38위, 포스코건설이 40위를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 송태홍 팀장은 "세계 건설시장에서 15위권에 머물던 우리나라가 영국·호주·터키 등을 넘어 9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이 실현 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해외수주 1000억 달러 시대를 열고 진정한 해외건설 강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 및 업계의 협력과 지원이 필수 조건이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주 5년 연속 최고치 경신
올해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해외건설수주액은 7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2일 현재 해외 건설 수주액은 609억 달러로 지난 2006년 165억 달러, 2007년 398억 달러, 2008년 476억 달러, 2009년 491억 달러에 이어 5년 연속 최고치 갱신 기록을 수립했다.
또 현재 계약 체결 단계에 있거나 교섭이 진행 중으로 계약이 유력한 공사 물량 규모가 100억 달러 이상으로 올해 목표인 700억 달러 달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재까지의 지역별 수주금액은 중동권이 446억8000만 달러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가 102억5000만 달러, 중남미 15억 달러, 태평양 및 북미 13억 달러, 아프리카 8억8000만 달러, 유럽 3억6000만 달러 등이었다.
해건협 관계자는 "우리 건설업체의 텃밭인 중동지역이 국제유가 회복으로 건설 발주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아프리카 등의 신시장 개척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해외건설 수주액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공종 발굴에 힘쓰고 금융과 연계한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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