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정부가 미국 측의 자동차 규제 완화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시사한 데 대해 “적절치 않다. 잘못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미 통상장관회의 내용과 관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이해관계가 자동차에 걸렸기 때문에 서비스·제약 등을 양보했던 것인데 자동차를 내주고 나면 한·미 FTA 의미가 전혀 없게 된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8일 열린 한·미 통상장관회의에서 자동차 안전 및 연비·환경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국가 자존심까지 상해가면서 미국에 끌려다니는 통상외교는 참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만약 이명박 정권이 미국에 퍼주는 협상을 체결한다면 국회에서 (비준동의안 처리를) 심각하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의 ‘자동차는 양보가 아니고 세계기준에 맞춰 조정한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국어 공부 좀 다시 하셔야겠다. 주정이라고 하면 주고받는 게 있어야 될텐데 무엇을 받았는지 내놓으면서 그런 말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는 추가협상,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버젓이 재협상을 하며 국민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며 “이 정권이 미국에 국익을 바꿔먹고 팔아먹는 상황이 된다면 한·미 FTA를 절대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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