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모금회는 21일 "윤병철 모금회 회장과 박을종 사무총장, 이사회 이사 등 20명이 최근 이사회에서 공동모금회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전원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금회 부회장인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 3명도 사의를 밝혔으나 모금회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서 후임 이사진이 선임되면 그만두기로 했다.
현재 모금회 이사회는 회장과 사무총장을 포함한 18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로 구성됐으며 임기는 3년이고 1차례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동모금회 부회장 중 1명이 회장 직무를, 본부장 중 1명이 사무총장 직무를 당분간 대행하게 될 전망이다.
박을종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퇴 배경에 대해 "불미스런 일로 모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저희가 잘못한 부분은 채찍질을 받아야겠지만 우리 때문에 어려운 이웃에 대한 손길이 줄어 고통을 준 것은 공인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적 개혁조치보다 국민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신뢰 회복의 근본이 되지 않겠나"라며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새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도 모금회를 통해 '대국민 사과성명서'를 발표하고 "소중한 성금과 기부금을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밝고 건강한 공동체 사회를 가꿔나가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공동모금회에서 일부 직원의 부정행위라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직분조차 잊어버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몰지각한 행위로, 참으로 참담하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며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자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고 그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과 사람을 바꾸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이 모든 일을 강력하고 신속하게 수행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사퇴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사진의 전격 퇴진에 따라 모금회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에 착수했다.
모금회 비대위는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을 위원장으로 장명수 한국신문협회 부회장, 강지원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모금회 부회장 3명 등 6명으로 꾸려졌다.
비대위는 차기 이사회 구성은 물론 개혁쇄신안 마련, 시민감시 '청렴 위원회' 구성ㆍ운영, 다양한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모금회 쇄신 방안은 23일 모임 후 나올 예정이다.
한편, 모금회에 따르면 모금회 직원의 각종 비리 등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지회마다 소액기부를 철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약 20억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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