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지영준 "피나는 노력이 결실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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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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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라톤에서 한국에 8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지영준(29.코오롱)은 "피나는 노력이 금메달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지영준은 27일 광저우 대학성 철인3종 경기장 주변 일대를 도는 42.195㎞ 풀코스에서 치러진 남자 마라톤 결승에서 2시간11분10초의 기록으로 우승하고 나서 "아시안게임에 세 번째 도전한 끝에 드디어 금메달을 땄다.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찌감치 한국 최고 마라토너의 계보를 이을 '포스트 이봉주'로 주목받았던 지영준은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국제대회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면서 항상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삼수 끝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서 지난날의 시련을 모두 떨치고 아시아 최고의 철각으로 우뚝 섰다.

지영준은 "국제대회마다 성적이 죽을 쒀서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시합을 못했던 건 다 이유가 있다.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엔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 정만화(원주 상지여고) 감독과 1주일에 한 번씩 40㎞ 코스를 뛰는 등 정말 100%로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러면서 몸이 많이 좋아진 덕에 처지지 않고 1위로 들어올 수 있었다. 경기 전에도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지영준은 또 "정 감독과 상의해 광저우가 덥기 때문에 미리 들어가면 지칠 수 있다고 생각해 국내에서만 훈련하다 3일 전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22℃가 넘는 더위 속에서 경기를 치러 우승한 만큼 내년 대구 세계육상대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더위가 유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아무래도 홈이니 유리한 점이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느냐다"라며 원동력은 오직 피나는 노력이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지영준은 초반부터 줄곧 선두권을 지키면서 지난 대회 우승자인 케냐 출신 무바라크 하산 샤미(카타르)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33㎞ 지점부터 샤미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다 37㎞ 부근에서 치고 나와 격차를 벌린 끝에 여유있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샤미는 발이 걸리자 화를 내며 지영준의 등을 손으로 내리치는 등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지영준은 "바짝 따라붙으면 심리적으로 편해지기에 그렇게 했다"면서 "13㎞ 전에 한번 흔들어 보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가 지나서 한 번 더 흔들어보고 괜찮겠다 싶어 더 따라가다가 나중에 치고 나왔다"고 이날 레이스 전략을 설명했다.

샤미의 행동에 대해서는 "원래 발을 치면 안 되지만, 달리다 보니 발이 엉켜서 그렇게 된 것 뿐이다. 그런데 오버해서 반응하더라"면서 "순간적으로 아파서 주춤했지만 평정심을 잃으면 안 되기에 참고 레이스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영준은 또 "샤미와 둘이 남고 나서 은메달이 확정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냐 선수들이 후반에 강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차피 2등이라면 자신있게 가자'는 생각으로 스퍼트를 했다. 그 덕에 자신있게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영준은 그동안 소속팀과 여러 차례 갈등을 겪는 등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러는 동안 옆을 지켜준 것이 스승인 정만화 원주 상지여고 감독과 지난해 결혼한 아내 이미해씨였다.

지영준은 "혼자 운동할 때 도와주신 스승께 감사드린다. 처자식이 생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가족이 있어 서 금메달이 나왔다. 올해 아들 윤호를 얻었는데, 복덩이인 것 같다"고 웃으면서 "뒷바라지해준 아내와 부모님, 장인, 장모님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영준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나서도 지치지 않고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세리머니를 펼친 데 대해서는 "많이 힘들었는데, 세리머니가 너무 하고 싶어서 참고 했다"며 웃었다.

지영준은 마지막으로 "다음 목표는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다. 나 말고 좋은 후배들도 많다. 홈에서 열리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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