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이번주 출장에 나선다.
김 회장은 이번 출장 중 미국·유럽지역을 돌며 현지 은행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갖고, 기존 주주와 만나 증자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 회장이 직접 출장에 나선 것은 투자금 유치에 확실성을 가지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은 현재 하나은행 등 자회사 배당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2조7000억원, 자체 보유현금 8000억원을 더해 총 인수대금 4조7000억원의 중 3조5000억원을 자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전략적투자자(SI) 유치 및 증자를 통해 메꿀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당초 중동의 '오일머니'를 재무적투자자(FI)로 끌어들여 인수대금을 마련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중동 측 투자자의 거절로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전략적투자자(SI) 유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접촉 중인 미국·유럽지역 은행들도 SI 참여에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상환우선주 및 전환우선주 발행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기존주주를 통한 유상증자 등도 방법으로 꼽힌다.
투자금 유치가 지지부진하자 주식시장에서 하나금융의 부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하나금융이 이사회를 통해 외환은행 인수를 내부적으로 확정했을 당시 하나금융 주가는 연고점인 4만2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인수대금에 대한 불확실성에 하나금융 주가는 3만8300원(2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5거래일간 186만2110주나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또 최근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 및 하나금융이 정권의 비호를 받고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는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점도 투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하나금융의 조바심을 키우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5일 외환은행 직원과 가족, 노조단체,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투자금 유치가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이 같은 여론몰이 및 반발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이 M&A에서 속도를 중시하는 만큼, 적절한 투자자가 나타났다면 일찌감치 언론에 그 사실을 공개했을 것"이라며 "현재 SI 유치나 증자 등 하나금융의 인수대금 유치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