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형 중국인과 농경형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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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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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상인(商人)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장사꾼, 즉 장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중국 최초의 왕조가 ‘상(商)’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중국 역사에 있어 고고학적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랜 국가로 알려진 은(殷)나라의 정확한 명칭은 상이다.
 
기원전 1600년부터 1046년까지 실재한 상 왕조, 그 후손 중국인은 ‘상인’이오, 중국에는 13억의 ‘상인’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사람이 장사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일본인과 중국인은 ‘장사’에 대한 생각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말해 일본인은 ‘농경형’, 중국인은 ‘수렵형’이라는 것.
 
농경형은 시간을 들여 작물을 길러 살아간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정주생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속이거나 해한다면 그 곳에서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된다.
 
농경형의 상술은 싼 물건부터 조금씩 팔아 신용을 쌓고 나중에는 금액이 큰 물건을 사도록 고객을 기르는 방법을 취한다. 비교적 멀리 내다보며 장사를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몇 번이나 고객을 방문해 친분을 쌓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일본적인 감각의 영업 방법이다.
 
반면 수렵형은 사냥감을 잡지 못하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 순간 ‘사느냐 죽느냐’ ‘먹느냐 먹히느냐’ ‘속느냐 속이느냐’를 고민한다.
 
내일 또 어떻게 살아갈 지 알 수 없지만, 당장 오늘을 살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눈 앞의 사냥감을 손에 넣을 필요가 있다.
 
또 수렵형은 사냥감이 잡히지 않으면 이동해 버리므로 안정된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쌓아 올리는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중국인이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는 사람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는 ‘줄서기’를 싫어하는 중국인의 성향과도 어느 정도 맥이 통한다. 중국인은 무엇이든 남보다 먼저 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유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다.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세계박람회 등 잇따른 국제적인 행사 개최에 맞춰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줄서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덕분에 대도시의 경우 어느 정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줄서기가 자리룰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무질서로 인한 혼잡과 정체는 여전히 흔한 일상의 모습이다.
 
앞서 얘기한 수렵형과 농경형의 차이를 생각하면 그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중국에서 농경형으로 일본에서 수렵형으로 장사를 하는 곳도 얼마든지 있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성향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손해보고 싶지 않은' 중국인과 얘기할 때 "이 조건이라면 당신에게도 손해는 없어요"라고 강조해 보자.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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