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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평정 스트레스 못이겨...여교사 자살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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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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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무평정 스트레스 못이겨...여교사 자살 불러

지난 6일 경남 김해시 모 초등학교 교실에서 발생한 50대 여교사의 자살사건을 계기로 교육계에서 승진을 위한 '근무성적평정(근평)'을 둘러싼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9일 지역 교육청과 일선 초등학교에 따르면 현재 초등 교감 승진 후보를 정할 때 반영하는 교사 근평은 최근 근무한 5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3년치를 계산하는데 당해 연도 50%, 가장 가까운 연도순으로 30%, 20%를 각각 점수로 매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지난해까지 초등 교감 승진 후보의 경우 10년간 점수를 모두 3~25%씩 반영했지만 승진을 희망하는 교사들의 지나친 경쟁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승진 규정을 이같이 개선했다.

   근평은 해당 학교의 교장이 40%를 반영해 가장 많은 권한을 갖고 있고 교감 30%, 교사 30%의 다면평가방식을 통해 교사들의 인원수에 비례해 수 30%, 우 40%, 미 30%로 분류하고 있다.

   교감 승진후보 서열은 근평 100점과 경력점수 70점, 연수성적 30점 등 다양한 가산점을 포함해 도내 초등 교감 승진 후보는 210.59점을 만점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승진후보 서열에 가장 결정적이고 차별화된 점수는 근평이며 절대적인 권한은 역시 교장ㆍ교감이 쥐고 있다는 것이 일선학교 교사들의 이구동성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소수점 세째자리까지 점수화해 서열이 크게 뒤바뀌는 상황에서 교장.교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며 해당 교사들은 교장.교감에게 충성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해마다 인사철이 다가오면 일선학교에서는 교장과 교감에게 금품과 향응 등 '인사를 앞둔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교사는 "근평에서 '수'를 받은 그룹에서도 일명 '1등수', '왕수' 등으로 조각조각 나누기 때문에 승진을 위한 근평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수업과 지도 등 교육활동보다 교장ㆍ교감에 매달려 아부하는 것이 훨씬 빠른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선학교의 근평이 교사간 승진을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내몰리면서 상하 또는 동료간 갈등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해당 학교의 지도감독 기관인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학교에 대한 근평과 관련한 잘못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일선 학교에서 지침에 따라 모두 점수화하기 때문에 크게 관여할 사항이 못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장ㆍ교감의 자의적인 판단도 작용할 수 있겠지만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해당 학교 교사들도 객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평가와 근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대세"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학교 관리자인 교장ㆍ교감이 더욱 합리적이고 바르게 교사를 평가하는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등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극적인 교장공모제 확대와 교장선출보직제 도입 등을 통해 교장과 교감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개혁적인 승진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 모 초등학교 교실에서 50대 여교사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는데 유서에 교감승진을 둘러싼 근평에 대한 불만이 적혀 있었다.

   한편 이번 교사 자살사건과 관련해 김해서부경찰서는 당일 해당 교사와 면담을 했던 교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자살과 관련한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교사와 교장이 근평과 관련한 대화가 있었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유서내용에도 자살한 교사가 불만을 토로했지만 금전적인 문제 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참고인 조사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근평점수가 전혀 결정되지 않았고 도교육청에 보고날짜도 10일"이라며 "해당 교사와도 근평 문제와 관련해 전혀 다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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