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폭력사태까지 일으키며 예산안 단독 처리를 감행했던 한나라당은 예산안 부실심사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누락된 예산들은 실무선에서 실수로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다시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전날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당 입장이 곤란하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번 예산 단독처리 과정에서 △템플스테이 운영 및 시설지원 △재일민단지원 △춘천-속초 도어고속화철도 사업 등 당초 지원을 공언해 온 3가지 부분에서 예산반영을 하지 못했다.
특히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의 경우 지난해 185억원 수준에서 유지해 상임위 예비심사과정에서 정부 원안인 109억5000만원에서 185억으로 다시 증액됐지만 최종 예사안에서는 13억원만 증액된 122억5000만원으로 편성되는데 그쳤다.
이에 조계종도 정부.여당 의원들의 사찰 출입을 막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 대표가 당 원내대표 재직시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과정에서 주지 스님이었던 명진 스님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 등으로 한나라당과 불교계가 불편한 관계를 만들어 온 만큼 이번 문제는 한나라당에 있어 민감한 부분이다.
안 대표가 격노한 이유도 조계종이 지난 9일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이번 문제로 인해 불교계가 한나라당으로 부터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재일민단지원 사업도 당은 73억원으로 정부안(18억8500만원)보다 54억1500억 증가한 수준에서 예산을 편성했으나 최종 예산안에는 51억1000만원으로 통과됐다.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사업은 예결위 종합심사 당시 30억원으로 신규 편성해야 한다고 논의됐지만 이번 최종 예산안에는 아예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회를 짓밟고 애당을 탄압하는데 급급해 꼭 지키겠다고 했던 예산마저 놓친 것이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의 현주소”라며 비판했다.
손 대표는 “형님예산은 지키고 실세예산은 챙겼지만 정작 국정예산은 놓치고 심지어 정치적으로 꼭 하게다고 약속한 예산까지 놓쳤다”고 몰아붙였다.
한나라당은 국회 폭력사태로 여야 모두에게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문제로 인해 자칫 비판의 화살이 단독으로 예산안 처리를 강행한 자신에게 비판의 화살이 모아질까 고심하고 있다.
이번 예산안에서 누락된 세 사업 모두 당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사안이었던 만큼 예산안 단독처리에 급급해 심사에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번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해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대변인은 “당에서 약속한 것이므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반드시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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