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피라미드식 금융사기(폰지) 메이도프 사건과 관련해 오스트리아 여성 은행가 등을 상대로 2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됐다.
버나드 메이도프 폰지사기극 희생자들의 피해 구제에 나선 어빙 피카드 법정 관리인은 10일 오스트리아 소재 자산관리회사 메디치 엔터프라이즈 창업자인 손자 콘(62)과 그와 제휴 혐의가 있는 일련의 연루자 등을 상대로 196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뉴욕의 한 법원에 제기했다.
소장에서 피카드 법정관리인은 지난 1985년 메디치 엔터프라이즈를 차린 콘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메이도프의 사기극에 돈을 댔다면서 "메이도프가 탐욕과 사기적 발상에서 자신에 못지않은 콘에게 범죄적 동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소장은 폰지사기가 새로운 자금으로 끊임없이 받쳐지지 않으면 계속될 수 없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콘이 지난 20년 이상 메이도프와의 특수한 관계를 이용해 910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아 이번 사기극의 배후에서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콘의 사기음모가 없이는 이번 폰지극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콘이 메이도프로부터 은밀히 6천20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챙겼다고 덧붙였다.
소장은 이어 콘과 그의 연루자들이 메이도프의 사기극과 직접 관련된 계정을 설정하지 않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피카드 법정 관리인의 이날 제소는 2년으로 제한된 관련 제소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이번 메이도프 사건과 관련한 민사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다.
소장에 따르면 손자 콘은 방크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최대은행 유니크레디트를 포함한 50여 개인투자자, 기업 등과 함께 메디치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으며 여기에는 불법 거래를 용이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많은 나라의 법에 따라 설립된 수십여 신탁회사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도프는 자신을 뉴욕에서 가장 큰 실적을 낸 자금운용자라고 선전하며 자선기금과 은행,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등을 상대로 650억 달러에 달하는 희대의 폰지 사기극을 벌이다 지난 2008년 12월 체포돼 작년 6월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메이도프 폰지사기에 대해 피카드 법정관리인은 그동안 영국계 HSBC은행에 90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을 비롯, 메이도프의 친지와 관련된 펀드, 스위스 UBS은행(20억 달러), JP모건(64억 달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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