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 “내일 운영위·다음주 주주협의회”…인정할까?

현대그룹 2차 확인서 제출, 채권단 심사 착수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위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받기로 한 대출금 1조2000억원에 대한 2차 확인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매각을 둘러싼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왔으며, 채권단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현대그룹은 “나티시스 은행이 2차 대출확인서에 제3자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보증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2차 대출확인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그동안 현대그룹에 현대건설 인수자금 대출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현대그룹은 대출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무담보·무보증을 증빙할 내용이 없다며 대출계약서나 그에 준하는 구속력 있는 증빙서류(텀시트)를 추가 소명자료로 제출할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이번 현대그룹의 2차 확인서도 채권단의 심사 통과는 어려워 보인다.

확인서가 구속력있는 문건이 아닌 데다, 나티시스 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차 확인서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으며, 채권단은 소명자료로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은 우선 내일 현대그룹의 2차 확인서가 접수되면 공동매각주간사 및 법률자문사의 확인서 등 제출자료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받아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주 주주협의회에서 최종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번 자료도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실사나 가격조정 절차 등을 생략하고 MOU 해지와 동시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거부안을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류 검토 및 회의 소집 등을 감안하면 주주협의회는 다음 주에나 열릴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이같은 경우를 대비해 법원에 이미 MOU 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MOU를 해지한 상황에서 법원이 현대그룹의 손을 들어줄 경우 협상은 다시 재개된다.

현대그룹이 탈락하고 차순위 협상자인 현대차와 협상을 벌이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