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 이틀째를 맞은 민주당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이명박 독재 심판 대전·충남 결의대회’를 열어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내년도 정부 예산 무효화를 거듭 요구했다.
전날 밤 천안역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하룻밤 ‘노숙’한 손학규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날치기’ 예산이 잘못된 게 드러나면서 (이를 비판하는) 국민 여론이 비등해지자 정부·여당이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이번 일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예산을 다시 짜야 한다. 국민 70%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도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충남도청 이전에 1000억원이 소요되는데 (내년 예산에) 500억원밖에 배정되지 않았고 한나라당이 몰래 늘린 ‘형님 예산’이 충청지역 예산 증액분의 268배라고 한다. 이 정부가 충청도를 배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역 민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어 지역원로들과 시국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손 대표는 “충남에 특히 양돈농가가 많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해야겠지만 피해농가에 대한 대책에 있어 특히 양돈농가에 대한 대책이 철저히 이루어지고 그 다음에야 한-EU FTA를 가부간에 결정할 수 있다”며 “앞서 양승조 의원과 이 지역 지도자가 단식을 하고 삭발을 하는 투쟁을 거쳐서 세종시 원안을 지켜낸 결의와 각오를 갖고 잃어버린 예산 서민에게 반드시 찾아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정부가 날치기를 통해 보여준 오만과 독선 넘어 독재정치의 본색을 반드시 막아서고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결의와 다짐을 드린다. 이 대통령이 이번 일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예산을 다시 짜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자신의 지역구 관련 예산 증액 논란에 대해 “작년, 재작년에도 나왔던 얘기다”며 불쾌감을 나타낸 사실을 거론, “참으로 황당하고 후안무치하다.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대통령이 성공하고 나라가 편해질 것이다”고 날선 공세를 펼쳤다.
그는 또 8년 전의 재산 형성 관련 의혹 때문에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이 사퇴하고 후임으로 이 대통령의 포항 동지상고 후배인 김상기 제3군 사령관이 내정된 데 대해서도 “임명할 때 철저히 검증했어야지, 예산도 내 자식 예산만 챙기고 군마저도 고향·학교 후배만 챙기면 국민이 어떻게 평가하겠냐”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과 함께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한 징계·사퇴촉구결의안과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 철회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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