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는 한미일-북중러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경제협력으로 ‘포장’됐던 관계가 국익 충돌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며 한국과 공조해 대응책을 모색해 왔다. 또 대형 합동군사훈련으로 중 러의 우려와 비판을 자아냈다.
중 러는 “남북간 군사적 충돌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남북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면서 6자 회담 등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연평도에서 포격훈련을 계획 중인 한국 측에 즉각 중지를 요구하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한반도 긴장 해소 방안을 다룰 것을 제안했다. 물론 중국등이 북한규탄을 반대함에 따라 성명 채택은 무산됐다.
우리는 이 시점에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전략적 입장을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외교는 현실이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직접적으로 이를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을 비호하는 중 러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우리는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봐야한다. 중국의 경우 14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소수민족과 분리독립 운동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일부 국가와는 국경분쟁을 안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경제발전과 정치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먼 중국에게 한반도 분쟁은 득 될 것이 없다. 중국이 ‘편파적’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대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우리는 중 러가 주장하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무시해선 안 된다. 대화 이외에 뾰족한 수단이 없다. 우리의 국가이익과도 부합된다. 보복이나 군사적 시위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또 선전행위나 탈북자들이 주도하는 전단 날리기는 무익하다.
중국이 북한을 두둔한다고 야속해 할 일만은 아니다. 북한이 중국의 ‘통제범위’에서 벗어나면 과연 누구에게 이익이 될까. 대화 주장을 결코 패배적 발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대화는 더 큰 이익을 추구하는 고도의 정치행위다. 정부는 서둘러 대화복원에 나서야한다.
(아주경제 = 베이징 이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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