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사건 규명에 협조한 범죄자는 기소가 면제되거나 형이 감면되고, 중요 참고인이 출석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또 살인과 성범죄 피해자는 형사재판에 참석해 직접 증인 또는 피고인 신문을 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제도(플리바게닝) 및 형벌감면제'와 '중요참고인 구인제' '피해자 참가제도' 등을 담은 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사건 해결이나 공범 검거에 중요 단서를 제공하는 등 범죄 규명에 협조할 때 기소를 면제하거나 형을 감면해준다.
구체적으로 강력범죄와 마약, 부패, 테러 등 특정 범죄의 규명에 협조한 경우 기소하지 않는 '소추면제제도'가 형사소송법에, 범죄 규명과 결과 발생의 방지, 범인 검거에 기여했을 때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한 '형벌감면제'는 형법에 각각 담겼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게 은밀하게 이뤄져 내부 가담자의 진술이 중요한 조직범죄나 부패범죄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에는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실을 아는 참고인이 2회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불응했을 때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구인할 수 있는 '중요 참고인 출석의무제' 조항도 포함됐다.
이는 수사상 중요 참고인들이 협조하지 않아 증거불충분 등으로 풀려난 범죄자들이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개정안은 살인과 성범죄, 강도, 약취ㆍ유인, 교통사고 등의 피해자가 판사의 허가를 받아 공판에 참석, 피고인이나 증인을 직접 신문하고 의견 진술을 할 수 있는 '피해자 참가제도' 규정도 마련했다.
범죄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을 규정한 헌법 취지에 맞게 피해자가 사법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진실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은 물론 범죄자의 죄질에 맞는 형량 선고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밖에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의 허위진술자를 가중처벌하고 증인과 참고인 등을 폭행ㆍ협박해 허위 진술을 강요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사법방해죄' 규정과 영상녹화물에도 조서에 준하는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조항도 새로 마련됐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20일)에 관계부처와 여론을 수렴해 이르면 내년 1~2월께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고 이르면 하반기에 새 형법과 형소법을 공포ㆍ시행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제도적 보완과 피해자 보호 강화가 이번 개정안의 두 축"이라며 "그동안 부각된 피의자 및 피고인 권리와 함께 피해자 권리가 확대됨으로써 전반적인 인권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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