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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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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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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리뷰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큼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을까.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순수하고도 정열적인 사랑을 간직한 ‘베르테르’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베르테르는 휴가차 발하임에 머물다 롯데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하지만 정혼자가 있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독일 문호 괴테의 동명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것이다. 2000년 11월 연강홀 무대에서 초연을 가진 이후 뮤지컬계 최초로 ‘베.사.모’라는 팬클럽을 탄생시켰을 정도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탄생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무대에 오른 이번 작품은 기대 이상의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화답했다.


길게 늘어선 나무 의자들 위로 등장인물들이 한명 한명 서로 다른 몸짓을 취하기 시작한다. 무대는 이렇게 막이 오른다. 자칫 어수선할 수 있을 법한 동작들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되살아난다.


많은 이들 중에서 한 사람에게 조명이 집중된다. 바로 25일 베르테르역을 맡은 박건형이다. 박건형은 그동안 강한 역할만을 맡아왔다. 이번 역할이 그간의 역할과 달라 다소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는 베르테르 특유의 소심함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해 보였을지 몰라도 애절한 보이스와 연기력으로 그만의 베르테르를 창조해내는 데는 성공했다.


롯데역의 최주리의 연기도 좋았다. 가녀린 몸짓과 목소리는 롯데만의 특성을 잘 이끌어냈고 베르테르와의 호흡도 잘 맞았다.


하지만 단조로운 무대는 극의 재미를 다소 떨어뜨렸다. 똑같은 무대의 반복과 되풀이되는 무대장치의 쓰임은 극의 흐름을 정적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뒤로하게 만든 건 ‘여운있는 마무리’에 있었다고 할까. 적색 배경으로 베르테르의 자살을 강렬히 표현해 낸 것이 인상 깊었다. 직접적으로 권총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우리는 베르테르의 죽음을 알 수 있었다. 멈춰진 베르테르의 모습과 무대를 온통 새빨갛게 만들어버린 조명, 그리고 하염없이 베르테르를 바라보는 롯데….


슬픔 속에 비장함이 느껴졌다. 가슴이 순간 먹먹해졌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고통을 왜 그렇게 마무리해야만 했을까 베르테르는…. 눈물이 나올 뻔했다. 베르테르 효과가 괜히 있었던 게 아닌 듯 싶었다. 이 공연 이후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효과’가 새로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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